제왕절개 수술 중 신생아의 머리를 수술용 칼로 베는 사고가 발생해 2cm가량 찢어졌으나 병원 측이 뒤늦게 대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파이낸셜 뉴스 보도에 따르면 산모 최 모씨는 분당 차산부인과에서 지난 7월 1일 오후 2시 21분경 제왕절개 수술로 2kg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제왕절개 수술을 집도한 산부인과 전문의 A교수는 출산 후 산모와 남편에게 수건으로 덮인 아이를 건네며 "건강하다. 축하한다"면서 남편을 불러세웠고 "스쳤다"라고 말했다.

당시 가족들은 "스쳤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가 오후 6시가 돼서야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됐다.

신생아실에 있는 아이가 봉합 수술이 필요하다고 당직의사가 뛰어온 것이다. 

아이는 왼쪽 머리 상단에 2cm가량 상처를 입고 피가 고여 조금씩 흐르고 있었다. 

제왕절개 도중에 수술용 칼이 아이의 머리를 스친 것이다. 

남편은 "신생아실로 뛰어가 아이를 보니 상처부위가 깊게 벌어져 피가 고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곧바로 당직의사에게 경위를 물었지만 의사는 "당장 수술이 필요하니 보호자 동의부터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결국 사고 발생 5시간 후인 오후 7시 22분경 아이는 신생아실에서 1시간에 걸쳐 두피 봉합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2시간 후 2차례 무호흡증상을 보여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옮겨졌다. 

남편은 "갑작스런 수술로 인한 것은 아닌지, 상처는 어떤 정도인지"물었지만 미숙아에게 흔히 발생하는 증상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특히 사고 직후 산부인과와 소아과의 '나 몰라라'식 책임전가도 있었다.
산모 최 씨는 "너무 당황스러워 상황을 소아과에 물으니 산부인과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회피했고 산부인과에서는 신생아실에서 아이를 담당하니 그쪽에 물어보라고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병원측은 사고 발생 후 절차대로 진행했으며 의료사고인지 여부도 아직 결정된게 없다는 설명이다. 

병원 관계자는 "A교수가 보호자에게 사고사실을 정확하게 알렸는데 당시 출산 직후여서 머리 출혈까지는 보이지 않았다"며 "이후 신생아실에서 확인,봉합수술까지 잘 이뤄진 것으로 확인했다." "의료 사고 여부는 법정에서 판단할 일이고 병원에서는 별도로 검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들 부부는 "아이를 5시간동안 방치한게 아니냐 지적하며 주치의가 스쳤다 라고만 말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사고를 알고도 대처하지 않아 세균에 감염된게 아닌지, 수술용 칼이 뇌 부분을 건드린게 아닌지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해 익산의 한 병원에서도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를 낳다가 수술용 칼 끝이 태아의 얼굴에 스쳐 2cm 길이의 상처가 난 사고가 있었다. 

신생아는 면역체계가 거의 없고 신체가 매우 연약해 감염에 취약하다. 

이같은 상처가 생겼을 경우 상처 감염으로 합병증을 앓거나 신경을 손상될 수 있다.  

잇따른 관련 사고 발생에 출산을 앞둔 산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의료분쟁조정중재위원회에 접수된 제왕절개 분만 관련 각종 의료사고는 6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