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문화재청장이자 명지대 석좌교수인 유홍준(68) 교수가 경복궁 경회루와 창경궁 연경당 선향재 등을 개방한 이유를 밝혔다.
지난 25일 방송된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는 유홍준 교수가 출연해 서울 속 문화유산에 숨겨진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유 교수는 "문화재청장을 역임하기 전부터 국내 문화유산 관리에 가장 불만이었던 점은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쓰인 팻말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목조 건축물은 사람이 살아야 그 건물도 살고 더욱 오래 보존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곰팡이와 먼지가 낀다. 천하의 좋은 집도 '들어가지 마시오' 3년이면 흉가가 되게 되어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04년) 문화재청장이 되면서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 집, 내가 다 들어가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그가 제일 먼저 개방한 곳이 경복궁 경회루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42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끊긴 경회루 나무 바닥은 다 말라서 잿빛이 돼 건물 회복에 많은 시일이 걸렸다고 한다.
나무 바닥은 그 위를 계속해서 닦고 걸어다녀야 윤기가 흘러서 광이 나고 오래 보존된다. 또 나무라는 자재 자체가 적절한 압축과 인장력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그 탄성이 유지된다.
경남 진주의 촉석루 역시 폐쇄되지 않고 개방돼왔기에 지금까지 잘 보존되고 있다.
유 교수는 "지금 창덕궁에 가보면 '들어가지 마시오' 대신 '신발을 벗고 들어오세요'라고 써있죠"라며 궁궐 문화재에 사람들의 손길과 발길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문화재는 가까이서 보고 향유할 떄 비로소 그 가치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내용에 누리꾼들은 "최대한 사람 손을 안 타야 보존이 잘 될 것 같았는데 오히려 반대로 사람 손을 타야한다니 무척 신기하다", "쓰레기와 낙서만 없으면 좋겠다"며 문화재를 자주 찾아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