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 총기 난사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중년 부부가 불과 2주 후 교통사고로 숨지고 말았다.
지난 30일 데일리메일 등 여러 외신은 총기 난사 사고에서 살아남은 후 더욱 뜨겁게 사랑했던 한 중년 부부가 2주 만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소식을 전했다.
안타까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로레인(Lorraine, 52)과 데니스 카버(Dennis Carver, 52) 부부.
두 사람은 지난달 1일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가 벌어졌던 LA의 야외 콘서트 현장에 있었다.
이들 부부가 흥겨운 음악에 맞춰 노래를 따라부르던 순간 총격이 시작됐고 남편 데니스는 아내를 감싸안아 보호하며 가까스로 현장에서 대피했다.
이 같은 남편의 용기와 사랑에 로레인은 크게 감동했고 페이스북에 남편에게 받은 꽃 사진과 함께 "나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남편을 둔 것 같다"는 글을 올리면서 이야기가 알려졌다다.
총기 난사 사건에 많이 놀라긴 했지만 남편의 지극한 사랑과 다시 삶을 얻은 것 같은 기분에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했던 로레인.
그러나 두 사람은 지난 16일 밤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날 밤 11시경 두 사람은 차를 타고 캘리포니아주 남부 뮤리에타의 한 커브길을 지나던 중 갑자기 차선을 벗어나며 벽돌 기둥과 충돌해 화염에 휩싸였다.
집 근처에서 난 사고였는데 충돌하는 소리가 커서 둘째 딸인 매디슨(Madison, 16)이 사고가 나는 소리를 들을 정도 였다.
매디슨은 부모님의 차가 불 타는 것을 보고 급히 신고했지만 이미 두 사람은 세상을 떠난 뒤였다.
소방관들이 불길을 잡는 데에는 한시간 정도 소요됐다고 한다.
현지 경찰은 타살 의혹은 없으며 사고 지점이 집에서 800m도 안 되는 거리였기에 귀가하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원인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카버 부부의 맏딸인 브룩(Brook, 20)은 "총격 사건 이후 부모님이 그 어느 때보다 서로를 깊이 사랑하며 행복해했다"며 침통해했다.
이어 "총기 난사 사건이 있고 나서 3일 후 아빠가 '엄마에게 어떤 꽃을 선물하면 좋을까?'하고 물어봤던 게 생생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기 난사 사건에 놀란 엄마를 위로해주려고 웃게 해주고 싶어한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2주간 부모님은 지난 20년보다도 더 서로를 사랑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안타까운 소식에 누리꾼들은 "가까스로 살아났는데... 정말 슬프다", "영화 데스티네이션 결말같다", "운명이라는 게 있긴 한가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