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8월 22일, 정읍시 감곡면에 사는 82세 이 모 씨의 보일러실에서 불이 발생했다.
화마는 삽시간에 번져 장애를 앓는 아들과 어린 손주들과 생활하는 이 씨 주택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 씨는 어린 손주들을 데리고 인근 성당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이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전북소방본부 공무원들은 지난 4월부터 마련한 '119 행복 하우스 지원기금'을 이 씨에게 쓰기로 했다.
119 행복 하우스 지원기금은 재해를 당한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전북지역 소방관들이 올해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이 씨의 집을 짓기 전까지 3천여 만원의 기금을 마련했다.
전북소방본부는 지난 9월 소방 공무원 등이 십시일반 모은 기금을 밑천 삼아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이씨 주택을 신축하기로 했다.
3개월에 걸친 공사 끝에 한파가 막 시작되려는 20일. 화마에 쓰러진 이 씨의 새 집이 완공됐다.
전북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마을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호 119 행복 하우스 준공식'을 열고 이 씨에게 열쇠를 전달했다.
이 씨는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할 지 막막했는데 이렇게 따뜻한 집을 지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손주들도 너무 좋아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