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혼혈 모델 한현민(16)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2017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모델이 된 이유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한현민은 2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현민은 "원래 모델을 하고 싶었나"라는 질문에 "학교 1학년 때 생긴 꿈이다. 초등학교 땐 야구를 했다. 야구가 구기 종목 중에 돈이 제일 많이 드는데 우리 집은 5남매 중 맏이인 나를 그렇게 밀어줄 형편이 안 됐다"라며 "야구부 있는 학교에 가려다 일반 중학교인 오산중으로 진학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1 때 키가 178㎝였다. 모델치곤 작았지만 클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1년에 10㎝씩 크고 있었으니까. 지금은 189㎝쯤 된다"며 "키가 더 크면 옷이 잘 안 맞는다. 키 안 크게 해준다는 한약을 먹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꿈이 있다가 갑자기 없어지니 불안했다.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대학 안 갈 생각으로 다른 꿈을 찾았다"라며 "중학교 갈 때쯤 조금씩 옷에 관심이 생기고, 사람들이 꾸미고 다니는 모습이 멋져 보이기 시작하면서 모델을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현민은 자신을 응원해준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이태원이 고향이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순댓국”이라면서 “피부색이 다르다 보니까 어릴 때 놀림도 있었다. 힘들 때마다 부모님은 ‘너는 특별하다. 언젠가는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얘기해 주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부색이 다르단 이유만으로 인종차별을 겪어야 했던 사연도 공개됐다.
방송에서 한현민은 "처음에는 다른 이들과 다른 피부색을 원망하기도 했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길을 지나가는데 모르는 할머니가 '남의 나라에서 뭘 하느냐'고 물어봤었다. 투명인간이 되고 싶었다"라며 자신이 경험한 인종 차별에 대해 솔직하게 전했다.
한국의 자랑스런 10대 소년 한현민이 모국인 한국에서 인종차별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자 많은 팬들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에 현재 온라인에서는 한현민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한현민은 한국인 어머니와 나이지리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 혼혈 흑인 모델이다.
온라인 의류 쇼핑몰에서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다 우연히 현재 소속사인 SF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발탁됐으며, 지난해 3월 서울패션위크에서 모델로 데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