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들이 울릉도 인근에서 벌인 만행에 울릉도민들의 한숨이 깊어져 간다.
29일 경북 울릉군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동해 북한 해역에서 조업중이던 중국 어선 150여 척이 울릉도 연안으로 몰려왔다.
동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내리며 기상이 악하되자 울릉도 저동외항, 울릉(사동)항, 서면해안 등 전역에 걸쳐 닻을 내리고 피항한 것이다.
북한 동해수역 은덕어장과 러시아 수역에서 조업을 하는 중국어선들은 이렇게 기상이 악화될 때 마다 울릉도 인근으로 대피한다.
문제는 중국어선들의 이러한 행태로 울릉도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어선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기상이 나빠지면 울릉도 근해에 접근해 외항에 대기하고 있다가 특보가 내리면 앞다퉈 울릉도로 진입해 우리 어선들의 피항을 방해하고 있다.
기상 특보가 내리면 여객선은 중단되지만, 울릉 주민들의 생필품을 실은 정기 화물선은 운항한다.
하지만 정기화물선이 접안하는 울릉항 주변에 100여 척이 넘는 중국 어선이 지그재그로 길을 막아 화물선이 입항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난 25일 오전 8시 10분경에는 포항~울릉간 정기 화물선이 중국 어선들로 인해 1시간 이상 바다에 떠 있었다.
해경 고속단정과 어업지도선이 출동해 중국 어선들을 정리한 후에야 겨우 입항할 수 있었다.
게다가 중국 어선이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울릉도민이 설치한 어구를 훼손하고, 해저 지진계나 케이블이 파손되는 경우도 많으며, 쓰레기와 폐기름 등을 울릉도 주변 바다에 버리고 가면서 환경 오염도 심각한 상태다.
울릉도민들이 입은 피해는 이 뿐만이 아니다
자원 보호를 위해 '채낚기'방식으로 오징어를 잡고 있는 울릉도민들과 달리 중국 어선은 북한 수역에서 울릉도로 내려오는 길목에 '쌍끌이 그물'을 설치하고 오징어를 싹쓸이 해간다.
'쌍끌이' 조업 방식은 바닥까지 훑어 어린 물고기 까지 잡아들이는 바람에 어종의 씨를 말리는 방식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선 '불법 조업'으로 단속 대상이다.
이런 현상에 울릉도 어민들은 피항에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에 울릉도민들은 "반복되는 피해로 어민들의 인내는 한계에 도달했다"며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선박의 작업 도구를 이용해서라도 직접 중국 어선과 맞서겠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울릉군 관계자는 "해경과 함께 사전 항로를 정비하고, 어선들도 자유롭게 입항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