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지난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 "박근혜는 하야하라"를 외친 시민 중 한명이라면 앞으로 더 큰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천만 시민이 독일의 권위 있는 인권상인 '에버트 인권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의 수도 베를린의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세월호 참사 생존자인 장애진 씨가 '촛불 시민'을 대표해 '에버트 인권상'과 '공로상'을 수상했다.
에버트 인권상은 세계 각지에서 인권 증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여할 목적으로 1994년에 제정된 인권상이다.
에버트 인권상을 수여하는 에버트 재단은 1925년 설립된 비영리기구로 독일에서 가장 유서 깊은 정치재단이다.또한 제단의 시초격인 '프리드리히 에버트'는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독일에서 처음으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된 인물이다
쿠르트 베크 에버트재단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평화적 집회 및 장기간 지속된 비폭력 시위에 참여하고, 집회 자유 행사를 통한 모범적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된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대표로 수상한 장애진 씨는 수상 소감에서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나라다운 나라가 되면 좋겠다"며 "지금의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마지막으로 먼저 간 민정이와 민지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며 "이 상을 대표로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너희들 덕분이다. 다시 봄이 돌아오면 너희가 아프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울먹였다.
독일 사민당 소속 닐스 안넨 연방의회 의원은 축사에서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집회문화를 올바르게 실현한 것"이라며 "다양성과 포용성의 집회 문화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에버트재단 관계자와 현지 정치권 인사, 촛불시위에 참석했던 교포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