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서비스 중 하나인 텀블러에 올라온 여동생 성폭행 모의 글에 대해 수사 요청을 받은 경찰이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텀블러에는 미성년자 여동생의 알몸 사진을 올리고 성폭행을 모의하는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그 가운데 해당 게시글을 제보받은 경찰이 현장 출종조차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디지털 성폭력 대항단체인 DSO(디지털 성폭력 아웃)에 소속되어있는 A씨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방문해 문제가 된 텀블러 게시물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게시물에 기재된 피해자 여성의 학교 이름을 보고 인근 경찰서로 찾아갔던 것이다.
A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제출한 증거자료에는 여성의 얼굴이 나온 알몸 사진과 학교 명, 학년, 이름의 두 글자까지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나와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사건 신고를 받고도 40분 넘게 접수를 지체했다고 A씨는 밝혔다.
사이버 수사대와 여성청소년과가 서로 업무를 떠넘겼기 때문이다.
여성청소년과는 "피해 당사자가 특정되지 않았다면 미성년자여도 여성청소년과 담당이 아니다"라 주장했고, 사이버 수사대는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라 하며 여성 청소년과로 넘겼다.
몇 번의 실랑이를 거듭한 끝에 결국 사이버수사대가 사건을 맡았다.
경찰이 학교를 출동할 것이라는 A씨의 기대는 금새 무너졌다.
사이버수사대가 A씨에게 "해당 학교의 학교 보안관에게 전화해 학생의 이름이 있는지 확인했지만 그런 이름의 학생이 없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텀블러가 해외 사이트기 때문에 IP와 가해자 정보를 알아내기 어려워 가해자를 잡기 어렵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에 대해 A씨는 경찰의 조사에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그는 "학교 행정실이나 교무실이 아닌 보안관에게 연락을 취한 것만으로 아이들을 파악하는 조사 방식을 납득할 수 없다"며 "경찰이 학교 보안관의 말에만 의존해 조사를 끝낼 것이 아니라 직접 학교에 찾아가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게시물이 허위로 밝혀지더라도 이미 글이 퍼진 상황에서 해당 학교의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인 2차 가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찰의 대응은 분명히 문제"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한편, 문제가 된 텀블러 게시물은 작성자가 본인의 동생이라며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여성의 사진과 글을 올린 것이다. 글쓴이는 "동생을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성폭행했다"며 "정말 하고 싶은 분들 댓글 남기면 제가 따로 연락 드리겠다"란 글을 남겼다.
해당 게시물은 9,200개의 '좋아요'를 기록했고, 약 1만 개의 댓글이 달리며 누리꾼들을 충격에 빠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