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판사가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의 피해자를 딸로 삼아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지난 2일 천종호 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피해자 A양의 근황을 대신 전했다.
천 판사에 따르면 이날 부산가정법원 소년법정에 피해자 A양이 짧게 자른 머리로 등장했다. 피해자 A양이 집단 폭행 당하기 전 저지른 가벼운 비행에 대한 판결을 받기위해 법정에 선 것이다.
천 판사는 A양에게 간단한 근황을 물은 뒤 "너를 때린 아이 중에 누가 가장 미우냐"고 물었다.
그러자 A양은 "4명 중 B와 C가 제일 밉고, 그 다음이 D이고, 그 다음이 E"라고 답했다.
재판 전. 피해자 A양과 가해자 D양이 어느 정도 화해가 된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천 판사는 미리 D양을 법정으로 불러왔고, A양의 동의를 구한 뒤 D양을 법정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두 사람을 마주보게 한 천 판사는 가해자 D양에게 "A야 미안하다 용서해라"를 열 번 외치라고 호통쳤다.
그러자 D양은 무릎을 꿇고 천 판사가 시킨대로 "A야 미안하다 용서해라" 열번을 외치며 용서를 빌었고 결국 울음을 터트린 D양은 "A야 친구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하고 때려서 정말 미안하다"며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서로를 부둥켜 안고 펑펑 우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본 천 판사는 가슴이 아파 휴정을 해야 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후 무거운 마음으로 재판을 마친 천 판사는 한 카페에서 A양을 다시 만났다.
천 판사는 "법정 밖에서 A양을 보니 더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가슴이 시려왔다"며 "A야! 너 판사님 딸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누가 또 괴롭히거든 이 사진 보여줘라"며 함께 사진을 찍었고, "힘들면 판사님에게 연락해"라는 말도 덧붙여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천 판사의 제안에 A양은 장문의 편지로 답했다. A양은 "오늘 판사님께서 저에게 '너 내 딸해라' 라고 하셨을 때 정말 기뻤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며 "세상에서 제일 감사한 분입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지난해 9월 또래 여중생 4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A양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B양을 제외한 가해자 세 명은 극악무도한 폭행에도 불구하고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돼 형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