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커다란 밥그릇과 국그릇이 너무 놀랍다"
이는 19세기 평범한 조선인의 밥상을 말하는 것으로 사진 속 조선인은 엄청난 양의 식사를 하면서도 마른 모습을 보여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요즘과는 너무나도 다른 식탁의 모습. 대체 우리 조상들은 어떤 식문화를 즐겼던걸까?
조선후기 기록을 보면 조선인들은 기이할 정도로 많이 먹었다고 전해진다.
15세기 문신 이극돈은 "조선사람들은 중국 사람들이 하루 먹을 분량을 한 번에 먹어 치운다"고 말했다.
18세기 실학자로 유명한 이익은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먹는 것은 천하 제일이다. 이는 오키나와에까지 소문 났으며 부귀한 집은 하루에 일곱 번도 먹는다”며 엄청난 대식문화에 대한 글을 남겼습니다.
서양인들 역시 같은 반응을 보였다. 17세기 조선에 표착하여 14년 동안 생활했던 하멜은 “조선사람들은 명랑한 성격을 지닌 엄청난 대식가들이다”라고 기록했고 한국을 방문한 영국인 선교사 그리피스 존은 "보통 조선인들은 일본인들의 2배를 먹는다"고 말했다.
영국인 여행가 이사벨라 비숍 역시 “조선사람들은 보통 한 사람이 3~4인분을 먹어치우고 4명이 앉으면 과일 20~25개가 사라지는 것이 다반사”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당시 조선인이 한끼 식사 때 먹은 밥의 양은 성인 남자 7홉, 여자 5홉, 아동 3홉, 어린아이 2홉으로 여기서 1홉은 180m을 말하고, 7홉을 한끼에 먹는 성인 남자의 밥 양은 1260ml 정도였다.
이는 1.2리터 음료수 페트병만큼 쌀밥을 먹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은 왜 이렇게 밥을 많이 먹게 됐을까?
그 이유는 바로 단백질 섭취와 하루 2끼 식사 때문이다.
오늘날의 삼시세끼와 달리 과거에는 하루 2끼 아침, 저녁 밥을 먹었기 때문에 한번 식사할 때 많은 양을 먹었다고 한다.
또한 육류 섭취가 부족했던 백성들은 쌀, 콩, 보리, 조 등 통곡물로 단백질을 보충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밥 그릇이 커지게 된 것이다.
반면 하루 5끼를 먹는 왕의 수라상은 오늘날 우리가 먹는 정도의 밥 양을 먹었다고 전해진다.
왕의 밥상에는 많은 반찬과 진수성찬이 놓였기 때문. 그런데 놀라운 것은 엄청난 대식을 했던 조선인들과 현대인들의 일일 섭취량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현대인들은 밥을 적게 먹어도 다양한 간식으로 열량을 보충하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의 조상들은 탄수화물 외에 열량을 보충하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에 고봉밥을 먹고도 살이 찌지 않았다.
대식의 나라 불렸던 조선. 새로운 문화컨텐츠로 자리 잡은 먹방 역시 한민족의 기운을 이어받은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