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수많은 음식이 등장하지만 유독 고기 요리가 없는 이유가 밝혀졌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도시 생활에 지친 혜원(배우 김태리)이 시골 고향 집에 내려와 제철음식을 해먹으며 사계절을 보내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에는 배추 된장국부터 김치 수제비, 찹쌀을 곱게 갈아 팥고물을 얹어 쪄낸 떡 케이크까지 등장한다.
이 밖에도 나물 파스타, 오코노미야키, 크림 브륄레, 양배추 샌드위치, 감자빵, 아카시아꽃 튀김 등 농작물을 재료로 한 요리들이 선보인다.
다양한 음식들이 나오지만, 혜원의 밥상에는 '고기'가 없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영화를 제작한 임순례(57) 감독의 평소 성향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Korea Animal Rights Advocates)의 대표로, 일부 생선과 해물 정도만 먹는 채식주의자다.
임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영화에 제 성향이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에 고기 먹는 장면을 넣으면 그것을 본 관객들은 고기가 먹어 싶어질 테고, 그만큼 고기 소비가 늘어날 것이 염려됐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딱 한번 고기반찬이 등장하는데, 유심히 잘 보지 않으면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지나간다.
이와 같이 임 감독의 자연 친화적인 성향은 촬영 현장 내에서도 이어졌다.
극 중 혜원이 친구 몸에 붙은 애벌레를 떼어 2층 난간 밑으로 던지는 장면이 있는데 임 감독은 벌레들이 겪을 충격에 대비해 바닥에 모포를 깔았다고 한다.
또한 극 중 혜원 곁을 지키는 진돗개 오구는 동물보호단체를 통해 입양된 진돗개를 섭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리틀 포레스트'는 13일 현재 누적관객수 115만 3459명을 기록하며 절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