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몸에서 소리를 내지 마세요"
'짠내투어' 일행이 의지대로 참을 수 없는 생리현상까지 통제하라는 러시아 매너에 당황했다.
28일 밤 방송된 tvN '짠내투어'에서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나래 투어 1일 차를 즐기는 박명수, 박나래, 정준영, 주이, 마이크로닷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투어를 시작한 박나래는 '짠내투어' 멤버들에게 "러시아에서 하면 안 되는 행동들에 대해 배워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박나래는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했던 러시아인 일리야 벨랴코프(Ilya Belyakov, 35)에게 러시아 금기에 대해 조언을 듣고 왔다.
일리야는 "러시아인들은 몸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비매너라고 생각한다"며 "쩝쩝거리는 소리, 방귀 소리,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가 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박나래는 황당해하며 일리야에게 "그건 제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니지 않냐"고 물었다.
하지만 일리야는 "통제를 하셔야 한다"고 답해 박나래를 놀라게 했다.
또 박나래는 "웃을 때 윗니와 아랫니가 모두 보이면 안 된다. 저속하다고 생각한다"고 일리야의 조언을 전했다.
러시아의 경제, 문화 등을 다루고 있는 블로그 '러시아 비욘드'에서도 '러시아인이 웃지 않는 열 가지 이유', '러시아인들은 왜 우울해보일까'라는 글로 해당 금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러시아에서 '웃음'이란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한 후에야 자연스럽게 나오는 호감의 표현이다.
러시아인들도 잘 웃긴 하지만 가족이나 친구 등 아는 사람에 한정된 것이지 공개적인 장소에서 낯선 사람에게는 잘 웃지 않는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예의상 웃는 것을 '접대용 미소'라고 부르며 그런 미소를 짓는 사람은 진실하지 않고 진심을 감추려는 사람으로 본다.
또 러시아에서는 미소가 친절의 표현이 아니기 때문에 공적인 업무나 어떤 책임있는 일을 할 때는 웃지 않는다.
러시아인 점원이 웃지 않는다고 해서 친절하지 않다고 느끼는 건 오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러시아인들은 웃지 않고 일하는 태도를 진지한 태도라고 여긴다.
러시아에서는 왜 이런 문화가 생겼을까.
블로그 저자는 러시아가 영토가 넓고 외부의 공격을 자주 받았던 나라이기 때문에 낯선 이들에게 마음을 넓게 열지 못한 채 경계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분석한다.
또 러시아의 집단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 삶의 방식은 모두 서로에 대해 알고 주위에 특별히 숨기는 비밀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내포한다.
즉 감정과 기분을 숨기지 않으려는 성향이 일반적인 것이다.
그래서 러시아에서는 아무 이유 없이 낯선 사람들에게 웃음을 짓는 행위는 진심을 숨기는 아첨으로 인식돼 불성실하거나 어리석은 이미지를 지니게 됐다고 한다.
한편 '짠내투어' 일행은 목적지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렸는데 마침 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 주이는 활짝 웃었다가 버스 안에서 들었던 웃음에 대한 금기가 떠올라 황급히 입을 닫아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