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 막내 이승우(20·엘라스 베로나 FC)가 월드컵에서 '타임 키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멕시코는 '침대 축구'를 선보였다.
이날 후반 36분, 멕시코 에드손 알바레즈 선수가 공을 다투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것이다.
알바레즈는 그라운드 위에 누운 채 다리를 어루만지면서 시간을 끌었다. 다른 멕시코 동료도 알바레즈의 곁에서 어슬렁거리며 늦장을 부렸다.
앞서 멕시코는 전반 PK 골과 후반 치차리토의 추가 골로 2점을 득점했다.
한국이 이를 따라잡기엔 시간이 촉박한 상황. 후반 19분에 교체 선수로 투입된 이승우의 경우 더욱 시간이 절실했을 터.
이들 곁에 있던 이승우는 심판이 다가오자 손목을 두드리며 시간이 없다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그러자 심판은 알겠다는 듯 이승우에게 똑같이 손목을 두드려 보였다.
곧바로 이승우는 직접 쓰러진 알바레즈의 다리를 잡아주며 손을 끌어 일으켰고, 경기는 이후 재개됐다.
이승우의 이같은 행동은 지난 18일(현지 시간) 열린 스웨덴전에서도 눈에 띈 바 있다.
그라운드 위에 드러누워 시간을 끄는 이른바 '침대 축구'를 펼친 스웨덴 선수를 본 이승우는 심판을 향해 손목을 두드리며 시간이 없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렇듯 꼬박꼬박 시간 알람을 도맡아 하며 '타임 키퍼' 역할을 톡톡히 하는 이승우는 멕시코전 이후 "국민들에게 너무 죄송스러운 경기였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비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