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예상 밖의 장면이 펼쳐졌다.
지난 14일 오후 3시 30분부터 4시 15분까지 충남 천안시에 있는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제1회 기념식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 기념식장 앞줄에 자리했다.
행사 특성상 야외 공간에서 행사를 치뤘던 이날 천안의 날씨는 최고기온이 37도에 이를 정도로 무더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정말 오늘 같이 너무 더운 날 우리 문제로 해서 대통령, 영부인, 여러분이 이 기념비에 대해서 행사하기 위해 와 주신 여러분,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념식장에는 선풍기가 놓여졌다. 대통령과 영부인을 향해 선풍기가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선풍기 방향은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아니라, 고령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마다 한대 씩 놓여져 있었다.
이 외에도 휴대용 소형 선풍기를 나눠드리고 소형 선풍기를 의자 팔걸이 부분에 설치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무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했다.
어쩌면 사소한 배려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당시 상황은 누리꾼들의 시선을 끌며 SNS에서 화제가 됐다.
한 SNS 이용자는 "대통령과 영부인을 향한 선풍기는 없었다. 더 연세 많으신 '위안부' 할머니들 앞으로 선풍기 방향을 맞춰놨다"며 "국민을 위해 배려가 이런 사소한 것에서도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올해 처음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기림의 날인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기념식 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저는 이 문제가 한일 간의 외교분쟁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며 "양국 간의 외교적 해법으로 해결될 문제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자신과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가 전체 여성들 성폭력과 인권 문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성과 교훈으로 삼을 때 비로소 해결될 문제"라며 "우리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오늘 첫 국가기념식을 갖는 취지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