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리더 RM(김남준, 24)이 유엔총회 행사에서 약 7분간 감동적인 연설을 펼쳤다.
지난 24일(현지시각) 방탄소년단은 유엔본부 신탁통치 회의장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UNICEF) 청년 아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10대, 20대 청년층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계획된 행사다.
한국 가수 중 최초로 유엔총회 무대 연설자로 참석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연단에 섰다.
연설자로 나선 RM은 외국인 또는 교포 출신이 없는 방탄소년단 내에서 유일하게 영어로 프리토킹이 가능한 멤버다.
이에 각종 인터뷰, 시상 소감 등에서 해외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전담한다. 2016년 정규 2집 트레일러에서는 영어 내레이션을 도맡기도 했다.
RM은 자신을 "김남준, 그룹 BTS의 리더 RM"이라고 소개하며 어린 시절 경험을 시작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어릴 적 스스로를 세계를 구할 슈퍼히어로라고 여기기도 하며 큰 꿈을 꿨지만 8~9살 무렵부터 자신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됐고 스스로를 남들이 만든 기준에 집어넣기 시작하면서 ‘나만의 목소리’를 잃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나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찾을 수 있게 된 것은 음악을 하면서부터였다"며 "방탄소년단 멤버들 지지와 팬들 사랑 덕에 포기하지 않고 음악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설 마지막 RM은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며 "스스로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 나가자"고 강조했다.
다음은 24일 RM이 유엔총회서 선보인 연설문 전문이다.
사무총장님, 유니세프 총재님, 장관님들, 세계 각국에서 오신 귀빈 여러분. 저는 김남준입니다. 그룹 비티에스의 리더인 알엠이라고도 합니다. 지금 세대의 청년층에게 이렇게 의미있는 자리에 초대받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작년 11월, 방탄소년단은 유니세프와 함께 러브마이셀프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진정한 사랑은 나를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된다는 캠페인이었습니다. 우리는 유니세프의 ‘End Violence’의 파트너로서 세계의 아동과 청년들에 대한 폭력을 종식시키기를 촉구했습니다. 우리의 팬들은 그들의 행동과 열정으로 이 캠페인의 가장 중요한 일부가 되어왔습니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팬을 가지고 있다고 진심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제 이야기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일산, 서울 근교의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호수, 언덕, 심지어 매년 꽃축제가 열리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저는 행복한 어린시절을 일산에서 보냈고, 평범한 남자아이로 자랐습니다. 저는 밤하늘을 보며 놀라움에 가득 찼었고, 아이가 가질 법한 꿈을 꾸었습니다. 저는 제가 세계를 구할 슈퍼히어로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초기 음반의 인트로 트랙중 하나에는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아홉살 때 쯤 내 심장이 멈췄지” 되돌아보면, 그때쯤 아마 다른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걱정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타인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더 이상 밤하늘을, 별들을 보지 않았고, 꿈을 꾸는 일도 멈추었습니다. 대신 다른 사람들이 만든 틀에 나를 욱여넣으려고 했습니다. 곧 저는 제 목소리를 내지 않기 시작했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았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 심장은 멈추었고, 눈은 닫혀버렸습니다. 이런식으로 내가, 우리가 이름을 잃고 유령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단 하나 남은 음악이 있었습니다. 제 안의 작은 목소리가 “일어나, 일어나서 네 목소리를 들어” 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음악이 진정한 제 이름을 부르는 걸 듣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방탄소년단과 함께하기로 결정한 후에도 장애물은 여전히 존재했습니다. 아마 믿지 않으시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에게 전혀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걸 포기하지 않아서,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단언컨대 나는, 우리는, 이렇게 앞으로도 실패할것입니다. 방탄소년단은 지금 대형 스타디움에서 공연하며 수백만장의 표를 파는 가수로 성장했지만, 저는 여전히 평범한 스물 네 살의 청년입니다. 제가 어떤 성취를 이루어낸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다른 방탄소년단의 멤버들이 제 곁에 있었기 때문이고, 전세계 아미분들이 보내주신 사랑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아마 제가 어제 실수를 저질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그 어제의 나도 나입니다. 오늘의 나는 내가 만든 모든 실수와 함께하는 나 자신입니다. 내일의 나는 아마 오늘보다 아주 조금 더 현명해질지도 모르나, 그도 또한 나입니다. 이런 실수와 결함이 나이고, 곧 내 삶의 별자리에 가장 빛나는 별들입니다. 나는 지금의 나 자신 그대로, 그리고 과거의 나와 미래에 내가 되고싶은 나 까지 모두 그대로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Love Yourself 앨범을 발표한 후, 그리고 동명의 캠페인을 시작한 후, 우리 팬들은 우리의 메시지가 어떻게 그들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에 도움이 되었는지 말해주었습니다. 이 이야기들이 방탄소년단의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 계속해서 일깨워줍니다. 모두 한 걸음을 앞으로 내딛읍시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따라서 이제, 여러분의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 묻고싶습니다. 이름이 무엇입니까. 무엇이 당신을 설레게 하고 심장을 뛰게 합니까. 여러분의 이야기를 해주십시오.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싶습니다. 여러분의 증언을 듣고싶습니다.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서 왔든, 피부 색이 무엇이든, 성정체성이 무엇이든간에 상관없이, 여러분의 이야기를 해주십시오. 그래서 여러분의 이름을, 목소리를 찾으십시오. 저는 김남준이고, 또한 비티에스의 알엠입니다. 저는 아이돌이고, 대한민국 작은 도시에서 온 아티스트입니다. 많은 사람들과 같이 저도 실수를 많이 저질렀습니다. 제겐 결점도 많고 두려움은 더 많지만 할수 있는 한 최대로 제 자신을 끌어안으려합니다. 그리고 조금씩 제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이름을 들려주십시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