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균 감독의 신작 영화 '귀환'의 제작이 돌연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한 누리꾼이 쓴 게시물이 영화 제작 무기한 연기된 이유라고 지목받았다.
즉 해당 게시물에 나온 영화 내용과 실제 영화 '귀환'의 내용이 너무 똑같아서 제작이 미뤄진게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누벨바그 마이너 갤러리(영화 관련 갤러리)'에는 <영화 '귀환(2019)' 시나리오 떳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원문 링크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nouvellevague&no=174965&exception_mode=recommend&page=1)
네이버 영화 정보에 영화 '귀환'의 줄거리가 뜨자 해당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한 누리꾼이 이 줄거리 한문장을 가지고 영화 내용을 상상해 써본 것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정거장 ‘살터-03’을 배경으로 불의의 사고로 홀로 그곳에 남겨진 우주인과 그를 귀환시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라는 줄거리와 김혜수, 황정민 캐스팅이라는 조건으로 글쓴이는 완벽하게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냈다.
다음은 글쓴이가 제시한 배역의 캐스팅과 설정, 주요 대사다.
황정민은 우주정거장에 홀로 남겨져 신원불명인 우주인 역을 맡는다. "우리 공주님~ 아빠가 우주가서 별도 따고 달도 따다줄게~" 갈소원은 황정민의 하나뿐인 딸 역을 연기한다. " 아빠! 빨리 집에 와..! " 김혜수는 팀의 유일한 여성우주인이자 황정민의 동료 역을 맡는다. " 너네 못가겠다 이거지? 오케이, 나 혼자 구조작업 간다!" 라미란은 황정민의 아내 역을 맡아 남편이 돌아오길 애타게 기다린다. " (생방송에 출연해서) 여보 내 목소리 들려..? 거기서도 들리냐구..!!! 흑흑.. " 박철민은 황정민의 고향친구이자 죽마고우 역을 맡아 황정민을 구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아따 시방 우주 정거장인지 정류장인지는 관심 읎고~ 정민이는 내가 책임지고 데리고 온다고 옘병~" 조우진은 무언가를 알고있는 듯 하지만 어떤 세력에 의해 입막음 당하는 동료 우주인 역을 맡는다. " 정민이 살아있습니다..!!! 제가 압니다..!!! 읍읍... " 최귀화는 한때 촉망받았으나, 6년전 부상으로 은퇴한 전직우주인 역을 맡는다. " 지가 할낍니더, 금마 구하러 간다고예..! " 이렇게 황정민을 귀환시키겠다는 무리와 달리 황정민이 영영 지구에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악의 세력도 있다. 김홍파는 항공우주산업 소속 장관 역을 맡아 우주에서 실종된 황정민 때문에 여론이 악화되는 걸 못마땅하게 여기며 황정민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음모를 꾸민다. "명심해, 황정민 그 놈이 지구로 돌아오는 순간 끝나는 건 우리다" 이경영은 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역을 맡아 황정민 추모식을 계획하고 무사 귀환 루트를 발견했다고 해도 추모식을 강행한다. " 뭐? 무사 귀환 루트 발견했다고?.. 그래도... 추모식 진행시켜.. " |
너무나 그럴 듯한 캐스팅과 인물 설정, 주요 대사에 누리꾼들은 "정말 이렇게 나올 것 같다", "벌써 영화 한편 다 봤다"고 웃으며 넘겼는데.
그로부터 4일 후인 27일 윤제균 감독이 이끄는 JK필름이 촬영 무기한 중단을 발표했다.
이후 누리꾼들은 "며칠 전 시나리오 글과 실제 시나리오가 흡사해 제작이 중단된 것"이라고 추측하며 해당 게시물에 성지순례 댓글을 달고 있다.
정말 이 글 하나로 영화 제작이 중단된 것일까. 제작 무기한 연기 이유로 JK필름은 시나리오 전면 수정을 들었다.
원래 알려진 대로 초기 시나리오는 우주미아가 된 우주인와 그를 귀환시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는데 최근 시나리오를 수정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환경오염 등의 이유로 지구 멸망 후 태양계 밖으로 나가 지구와 비슷한 행성으로 이주하는 이야기로 바꾸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JK필름 관계자는 "당초 시나리오대로 할 경우 볼거리가 많지 않고 이야기가 밋밋할 수 있다는 판단에 시나리오를 수정했고, 수정된 시나리오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좀 더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