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침착하고 온화한 모습을 보여주던 '개통령' 강형욱 훈련사가 '용인 폭스테리어 사고'에 대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수준의 분노를 표현했다.
앞서 지난 3일 SBS 뉴스는 용인 한 아파트에서 폭스테리어가 생후 35개월 된 여자아이 허벅지를 물어 끌고 가는 CCTV 영상을 보도했다.
이 개는 이전에도 초등학생 성기를 무는 등 주민들을 수 차례 공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견주는 입마개를 하겠다고 말했지만 사고 이후에도 입마개를 하지 않고 아파트를 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강형욱 훈련사는 SBS 보도가 나간 직후인 지난 3일 밤,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해당 사고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강 훈련사는 "(사고를 일으킨 폭스테리어는) 보호자가 없었으면 아이를 사냥했을 거다. 폭스테리어 키우시는 분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폭스테리어 문제 많다. 성격 좋다고? 성격 좋아서 막 물어버린다"고 말했다.
이어 "35개월 된 여자아이는 얼마나 아팠겠나? 세 살 정도 됐을 텐데, 얼마나 아프겠나"라며 폭스테리어에 물린 아이를 걱정했다.
강 훈련사는 "이 개는 (사고) 경력이 많다. 사람들 많이 물었다. 이 개를 놓치면 아이를 사냥할 거다. 제가 말하는 사냥은 죽이는 것까지 의미한다. 분명히 그럴 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 개념으로는 (저 개를) 못 키우게 해야 한다. 개를 뺏고 저 견주는 개를 못 키우게 해야 한다. 저 개는 다른 사람이 키워도 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아마 안락사를 하는 게 옳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안락사가 심하지 않냐고? 여러분들 부모님과 자녀, 친구,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람들이 이렇게 무방비로 물리게 된다면 너무 잔인하지 않냐는 말을 못 할 거다"고 반박했다.
이어 "강아지를 놓친 사람은 또 놓친다. '놓치는' 게 아니다. 그냥 '놓는' 거다. (저 개는) 키우시면 안 된다. 어르신(견주를 지칭)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견종을 키우고 있다"고 충고했다.
이날 강형욱 훈련사는 사고를 낸 폭스테리어와 일반적인 개의 행동 차이도 분석했다.
강 훈련사는 개가 위협할 때의 표정을 재연하며 "개가 '으르렁' 거리며 이렇게 이빨을 드러내고 경고를 한다면 '오지마, 그러면 물지 않을게'라는 의미"라며 "그런데 이 개는 그게 아니다. (여자아이를 무는 행동이 개에게는) 놀이다. 그냥 살생을 놀이로 하는 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 강아지 좋아한다. 개를 엄청 좋아한다. (개를 좋아하는 정도는) 우리나라에서 순위 안에 들 거다. 그런데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강아지 좋아한다고 강아지가 사람들 물고 죽이고 견주는 (강아지를) 매일 놓치면 어떻게 키우겠나? 말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엄마 아빠가 마음이 아프겠어요"라며 사고 당한 여자아이와 가족들을 언급하며 계속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