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집안 형편에 큰 맘 먹고 일본 여행 준비를 하던 대학생이 일본 불매 운동에 속상하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지난 20일 네이트판에 '저 일본 여행 어떡하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네티즌 A씨는 "나는 20대 대학생이다. 한 달 뒤에 친동생과 함께 일본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고민이 많다"며 "최근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정말 그럴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올해 동생이 수능을 보고 성인이 됐다. 지금껏 둘이서 단 한 번도 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며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음을 밝혔다.
그는 "대학교도 국가 장학금으로 겨우 다녔다. 평일과 주말은 알바 2~3개씩을 했다. 국내 여행도 못 다닐 만큼 힘들게 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A씨는 동생과 함께 여행의 꿈을 키우며 이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A씨는 "동생이 수능 끝나면 우리도 여행다운 여행을 가자. 우리도 힐링이란 걸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글쓴이는 올해 초 소셜 커머스에서 초특가 일본행 티켓을 구매했다.
이후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기존 알바 스케줄에서 새벽 타임까지 추가했다.
그렇게 글쓴이는 돈을 조금씩 모아 숙소를 예약하고 여행 경비를 모았다.
하지만 최근 일본 불매 운동이 일어나면서 일본 여행을 가기 눈치보이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A씨는 "솔직한 심정으로 억울해 죽겠다. 왜 하필 내 인생 첫 여행을 앞둔 시점에 이런 시국이 된 거냐"며 "남들은 일본행 티켓을 쉽게 취소하던데 그것도 부럽다. 나는 돈도 시간도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 일본 여행 가는 거 창피한 일이고 욕먹어도 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막상 가도 마음이 불편할 거 같다"며 "하지만 일본행 티켓도 숙소도 다 저렴하게 구매한 거라 취소해도 돈도 거의 못 돌려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내가 이러려고 밤새워서 알바를 했나 현타가 온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고민 안 할 텐데 왜 나에게만 이러느냐"며 "모든 게 다 싫고 밉고 힘들다. 욕먹을 거 알지면 여기에 털어놔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들은 "결국 자기 합리화 같다. 취소하기 아까우면 가라. 그리고 누군가 당신을 비난한다면 묵묵히 들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이번 일이 생기기 전에도 의식 있는 사람들은 일본 여행 안 갔다. 그렇게 억울할 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A씨를 옹호하는 입장도 있었다. 이들은 "이 글을 쓴 심정이 이해가 된다. 현재 일본 여행 취소율이 80%나 된다는 건 그만큼 가려고 했던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라며 "조용히 모르는 척 다녀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