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 61)이 필로폰 구매·투약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이승원 부장판사)은 9일 오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하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하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70만원을 구형했다.
하씨는 지난 3월 서울 은평구 소재 모텔에서 외국인 지인 A씨(20)와 한 차례 필로폰 투약 후 4월 초에 은평구 자택에서 매수한 필로폰 일부를 물에 섞어 마시는 방법으로 한 차례 더, 총 두 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하씨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으나 초범이고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하씨와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공범 A씨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7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관광 목적으로 3년전 입국해 난민신청자 신분임에도 마약류를 취급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나,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이 같이 구형했다.
하씨와 A씨는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하씨측 변호인은 "초동수사때부터 모든 범행을 인정하고 지금까지 깊이 반성하고 있고, 이 사건으로 법정에 서게 돼 가족들에게 실망을 준 점 등을 후회하며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또 경제적으로 부담을 가지면서도 학생들에 도움이 되고자 외국인학교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데 금고형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이사장직을 유지할 수 없어 학교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하씨 측 변호인은 이어 "해당 범행으로 인해 미국에서 비자가 취소돼 위독한 어머니를 만나지도 못하고 곁을 지킬 수 도 없게 돼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설몋앴다.
이어 "무엇보다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본인과 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마약중독 위험성과 치료통해 가능성 알릴 수 있는 그 증인이 되고자 하니 최대한 법의 테두리 안에서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또 A씨측 변호인은 "이 사건의 범행 주도는 하일"이라며 "하씨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처음부터 공모한 것이 아니라 하씨가 '좋은 것을 사러가자'고 해서 따라 나섰을 뿐 구매한 것이 필로폰이라는 사실도 몰랐고 투약하는 방법도 몰랐으나 하씨가 투약 방법을 알려주고 관련 영상을 보여주며 적극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99년생 스무살로 아직 나이가 어리고, 월 190만원 배달업에 종사하며 임신중인 여자친구와 함께 동거중으로 장래를 생각해 최대한 관용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인채 얼굴을 붉히며 듣던 하씨도 "순간적인 잘못으로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실망을 줬다"며 "무엇보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모두 실망시켰고 앞으로 어떻게 사죄해야 할지 모르겠다. 모든 분들에게 사과드리면서 죽을 때까지 반성하겠다"며 울먹였다.
하씨는 이날 재판을 마치고 나오면서 두 손을 모으고 "모든 국민에게 반성하며 살겠다"고 짧게 말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A씨는 4월 구속 당시 로버트 할리와 연인관계라고 주장했는데 40살 차이에 임신한 여자친구가 있다니 이게 무슨 막장이냐"며 기함했다.
하씨와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28일 오전 10시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