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진범 논란이 불거진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을 담당한 형사와 검사를 정식으로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와 함께 '화성 초등생 실종 사건'을 담당했던 당시 형사계장과 경찰관에 대해서는 사체은닉과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8차 사건 수사 당시 윤모 씨를 범인으로 검거했으나 또다시 비슷한 수법의 사건으로 화성 초등생 실종 사건이 일어나자 이를 숨기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이들은 모두 공소시효가 소멸해 형사처벌은 받지 않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7일 브리핑에서 "8차 사건 당시 수사라인에 있던 검찰과 경찰 관계자 8명을 형사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박모(당시 13세)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수사본부는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경찰관 51명 가운데 사망한 11명과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3명을 제외한 모두 37명을 수사했다. 

경찰은 당시 형사계장 A 씨 등 6명을 직권남용 체포·감금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독직폭행, 가혹행위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화성 초등생 실종 사건' 수사 당시 형사계장이었던 A 씨가 피해자 유골 일부를 발견한 후 은닉한 혐의가 상당하다고 판단해 A 씨와 당시 형사 1명을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화성 초등생 실종 사건은 1989년 초등학교 2학년이던 김모(8) 양이 하굣길에 실종된 사건이다. 이춘재는 김 양을 자신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이 외에도 경찰은 수사과장 B 씨와 담당검사 C 씨를 직권남용 체포·감금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당시 범인으로 검거된 윤모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윤 씨는 상소했고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 씨는 이춘재 자백 이후 박준영 변호사 도움을 받아 수원지법에 정식으로 재심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