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50) 권역외상센터장이 욕설 세례를 받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빚어졌던 갈등이 드러났다.
13일 MBC는 유희석(65) 아주대의료원장이 이국종 권역외상센터장에게 욕설을 한 녹취록을 단독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유희석 원장은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 말이야"라며 "나랑 한 판 붙을래 너?"라고 말했다.
이국종 센터장은 "아닙니다 그런거"라고 말했다.
이국종 센터장은 외상센터 운영 문제와 닥터헬기 운항 문제로 병원 윗선과 마찰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장은 주변 주민들의 소음 민원을 문제 삼거나 외상센터 인력 충원 등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상센터 인력 충원을 위해 정부 예산까지 확보했지만, 병원 측은 인력 충원을 반으로 줄였다고 이 센터장은 폭로했다.
지난해 10월18일 국정감사 때 이 센터장은 경기남부권역중증외상센터를 위한 세금과 국가 지원금이 전혀 관계없는 일에 사용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당시 이 센터장은 경기도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18년 간호인력 67명을 충원할 수 있도록 22억원을 지원했는데 절반 정도인 30여명만 채용됐고 나머지 재정 지원은 기존 간호인력들의 임금을 지급하는 데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전국 최초로 24시간 운영되는 응급의료전용 '닥터헬기'에 대해서도 시끄럽다는 민원이 제기된다는 빌미로 '사업반납'까지 병원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이 교수는 주장했다.
또 이국종 센터장은 최근 환자에게 병상이 제공되는 일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저희가 작년에도 (외상센터를) 한 달 가동을 못 했다"라며 "병실은 줄줄이 있는데 안 준다"라고 말했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를 약 한 달동안 가동하지 못한 이유에는 '돈이 되는 환자' 즉, 중증환자를 더 수용해야 한다는 병원경영 논리와 대조적이기 때문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 센터장은 한국을 떠날 결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보도에서 "이 문제로 병원을 그만두고 한국을 떠나는 것까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2개월간 해군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15일부터 해군사관학교 생도 등과 함께 태평양 횡단 항해 해군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은 1월 말까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