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간 이어진 대형 화재로 호주에서 수천 년간 숨겨져있었던 대규모 인공 수로(물이 흐르는 길)가 발견됐던 바 있다.
해당 수로는 이집트의 피라미드보다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돼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인디펜던트·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의 빅토리아 주 남서부에 위치한 부즈 빔(Budj Bim)화산 국립공원서 길이 25m에 달하는 거대한 수로가 발견됐다.
이곳은 6600년 전 당시 해당 지역에 살던 원주민인 ‘군디츠마라’ 부족이 돌을 이용해 만든 장어 양식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견한 수로는 영국의 스톤헨지나 이집트의 피라미드보다 훨씬 더 긴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해 12월 화재로 숲이 파괴되는 과정에서 수풀에 덮여있던 새로운 구조가 드러난 것으로, 지금껏 발견된 어떤 수로보다 크다.
전문가들은 길이 25m에 달하는 통로가 6600년 전 토착민들이 장어 양식을 위해 물을 가두거나 이동시킬 때 이용한 수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네스코 측은 “과거 군디츠마라 부족민들은 물길을 바꾸거나 가둠으로써 양식장 규모를 최대화 하기 위해 수로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시설을 발견한 호주 원주민 단체의 관리인 데니스 로즈(Denis Rose)는 "이 곳의 화재가 다른 곳보다 심각하지 않았다는 것은 행운"이라면서 "화재가 숲 전체를 태우지 않고 일부 덤불만을 태워 수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수로가 발견됐다"라고 밝혔다.
지난 2019년 부즈 빔 국립공원 인근 지역에서 번개로 인해 시작된 산불이 공원까지 번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당국은 세계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지역을 전담하는 소방대원 및 전문가들을 파견했다.
이들은 불길이 더는 번지지 않도록 중장비 일부를 동원해 ‘봉쇄 작전’을 펼쳤고, 다행히 해당 국립공원이 전소되는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