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나 심장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우한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리기도 쉽고 일단 걸리면 치사율이 당뇨나 심장질환이 없는 사람보다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한시의 진인탄 병원, 상하이 자오퉁대, 루이진 병원 연구원들로 구성된 연구진은 의학 학술지 ‘란셋’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처럼 밝혔다.
연구진은 우한폐렴 환자 99명(남성 67명, 여성 3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환자 중 절반이 심장질환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평소 앓고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환자 99명의 사망률은 무려 11%에 이르렀다.
당뇨 환자가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앞서 메르스 사태 때도 입증된 바 있다.
메르스 사태 때 치사율은 무려 36%에 이르렀는데, 중증도와 사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위험 인자가 환자의 나이와 기저 질환인 당뇨인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가 많고 당뇨를 앓고 있으면 심각한 증세를 보이거나 사망할 확률이 훨씬 높았던 것이다.
우한폐렴 역시 바이러스로 인해 발병하는 만큼 다르지 않다. ‘란셋’에 실린 초기 보고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우한폐렴 감염 환자 41명 중 20%가 당뇨를 앓고 있었다.
당뇨 환자는 독감에 걸리면 심각한 경과를 보여 입원해야 하는 경우가 6배, 폐렴 발생 위험이 4배,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3배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당뇨는 면역력과 깊은 연관을 갖고 있는 질환이다. 당뇨에 걸리면 면역체계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T세포’(면역 조절 세포)와 ‘호중구’(감염을 물리치는 백혈구 내 특정 세포)가 무너진다. 이 때문에 우한폐렴 등 감염병에 취약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당뇨환자는 2018년을 기준으로 300만명을 넘어섰다. 의학계는 사실상 한국의 당뇨환자가 50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구 10명 중 대략 1명이 당뇨환자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