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번 확진자가 참석했던 대구 결혼식 예식장에 갔다가 감염된 코로나 19 확진자가 자신이 느낀 증상과 현재 상황을 직접 전했다. 국민을 향한 당부도 덧붙였다.
4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가 확진자 A 씨와 전화 인터뷰를 공개했다. 입원 중인 A 씨는 "당사자로서 국민들께 좋은 정보를 드리고 큰 힘이 되고자 제보한다"라며 먼저 연락을 해왔다.
A 씨는 지난달 24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일까지도 열이 38도까지 오르며 증상이 심했다.
3일부터 열이 조금 내려 병실 안을 걸어 다닐 정도가 됐다. 그는 자신이 확진을 받기까지 과정과 증상, 느낀 점 등을 차근차근 전했다.
A 씨는 지난달 16일 조카 결혼식에 참석차 대구 한 예식장을 다녀왔다. 그는 "아내가 마스크를 꼭 끼라고 얘기했지만 안 꼈다. 그때만 해도 이 정도로 심각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날 예식장에 결혼하는 팀이 3~4팀 정도였는데 마스크 끼고 있던 사람은 내 아내와 아들뿐이었다"라고 했다.
진행자 김현정 아나운서는 "그때는 31번 신천지 확진자가 나오기 전이니까"라고 설명을 보탰다.
결혼식에 갔던 A 씨가 대구에 머문 시간은 1시간 10분이다. 그는 "(이렇게 짧은 시간 내) 감염됐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라고 했다. 유일하게 마스크를 꼈던 아내와 아들은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
A 씨에게 증상이 나타난 것은 이틀 뒤다. A 씨는 약간 오한을 느꼈다가 그다음 날은 몸이 정상이었고 또 다음날 다시 오한 증세가 왔다가 하루 지나서야 증상이 심해졌다. 오한으로 잠에서 깰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어깨 근육, 목 부위도 뻐근했다. 하지만 기침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대구에 다녀온 지 5일째던 날 눈을 못 뜰 정도로 열이 심했는데도 기침은 하지 않았다.
A 씨는 대구 방문 6일째 질병관리본부에 전화했다. 그는 "이건 아니다. 내 몸이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음압병실에 들어간 A 씨는 바이러스 억제제를 투여받았다. 그는 "약이 독하다. 두통과 메스꺼움이 심해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라고 털어놨다.
A 씨는 "내가 왜 코로나에 감염됐는지, 왜 그 결혼식에 가서 고생해야 하는지 원망을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나로 인해 장모님과 직장 동료 한 명이 감염돼 두 분한테도 너무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지금 마스크 구매 힘들지만 집에 있는 마스크라도 꼭 껴라. 사람 많은 자리 참석은 가급적 자제해라. 나만 감염되면 괜찮지만 나로 인해 내 가족 또는 내 직장 동료 모든 분이 힘들어할 수 있으니 개인위생에 신경 쓰자"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짧은 시간에 감염된 것처럼 진짜 절대로 방심하지 말고 나 스스로 신경 쓰고 관심 가지면 코로나 19 이겨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