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인해 4.15총선 대면 선거유세가 줄면서 유튜브부터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 기술까지 후보들의 ‘이색 선거운동’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주목 받고 있다.
유튜브에서 '옷장 공개'에 ‘라면 먹방’을 하고 ‘달고나 커피’ 만들기까지 국회의원 후보가 유튜버로 변신하는가 하면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사용한 홍보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 강남구(병)에 출마한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3일 유튜브 영상으로 자신의 옷장을 공개하며 사회초년생을 위한 면접룩 코디를 선보였다.
12일 경남 창원마산합포에 출마한 박남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페이스북 라이브로 ‘라면 먹방’을 선보였다.
사전투표율 26%를 넘으면 라면 26개를 끓여 먹겠다고 공언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또 '오조오억번' 휘저었다며 수차례 휘저어 만드는 달고나 커피를 만들기도 했다.
충남 아산을에 출마한 강훈식 민주당 후보 역시 유튜브에서 최근 화제가 된 ‘달고나 커피’를 직접 만들며 레시피에 맞춰 400번을 휘저었다.
또 자신의 성과를 홍보하는 영상에서 ‘사딸라’를 외치며 드라마 ‘야인시대’의 김두한 역을 연기했다.
네티즌들의 평가를 가감 없이 정면돌파한 후보도 있었다.
경기 고양시(정)에 출마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달 28일 공개한 유튜브 영상에서 악플을 읽어보며 답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경기 용인시(정) 후보로 출마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달 13일 나무위키에서 '이탄희'를 검색해 내용을 읽어보는 반응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가족을 내세운 홍보 역시 계속됐다. 김성곤 서울 강남구(갑) 후보는 아빠와 딸이 하는 선거운동이라며 새벽 출근길 브이로그 영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어린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로 시선을 끄는 후보들도 있었다.
최지은 부산 북구강서구(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아기상어송을 개사해 홍보노래로 사용했고 이소영 경기 의왕과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선거운동 중 파란 티라노 인형탈을 쓴 직원을 내세우기도 했다.
빠질 수 없는 건 후보 본인이 부른 노래였다. 박경미 서울 서초구(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독도는 우리땅'을 개사한 박경미송을 열창했다.
이수진 서울 동작구(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유튜브 구독자 1만명 돌파를 기념해 본인이 제일 좋아하는 아이돌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불렀다.
박주민 서울 은평구(갑)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걱정 말아요, 그대'를 부르며 코로나 사태에 우울해진 시민들을 위로했다.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는 랩에 도전했다. 태 후보는 핑크색 후드티에 청바지 차림으로 ‘드랍 더 비트'를 외치며 리듬을 탔다. 북한 공사 출신이라는 편견 깨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첨단 과학기술이 발전한 만큼 선거 홍보물에도 신기술이 접목됐다.
안민석 경기 오산시 민주당 후보는 증강현실을 적용했다.
유권자가 휴대전화에 '안민석 오산 AR'이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카메라로 홍보물을 비추면 노래와 함께 살아 움직이는 영상이 재생되고 안 후보의 공약들이 움직이는 이미지로 나타난다.
서울 송파을의 최재성 민주당 후보의 유세현장엔 인공지능 ‘AI 송파고’가 등장했다.
‘AI 송파고’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유권자와 대화도 나눈다. ‘공약이 뭐냐’ 물으면 최 후보의 목소리로 친절히 공약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비록 선거관리위원회가 인공지능을 시설물로 간주하면서 ‘유세차와 선거캠프 외에는 위치할 수 없다’는 선거법에 걸린다고 통보해 더욱 활발한 활동은 못하게 됐지만 이색 선거운동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한 후보의 캠프 관계자는 “선거 운동 방법도 시대에 맞춰 바뀌어간다”며 “유권자에게 어떻게하면 친근하게 다가가 공약을 알릴지 머리를 맞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