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에 속아 5억 3천만원 피해를 당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한 직원이 절망감에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23일 YTN뉴스는 검사 사칭에 속아 5억 3천만원의 피해를 본 대한상공회의소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회계팀 직원 A 씨는 지난해 12월 말, '서울중앙지검 신충섭 검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이의 전화를 받았다.
A 씨의 개인정보가 도용돼 만들어진 대포 통장으로 범죄 수익금이 입금됐는데, 고소·고발한 피해자만 수십 명에 달한다는 내용의 말에 A씨는 깜짝 놀랐다.
가짜 수사서류에 검찰 신분증까지 제시한 교묘한 수법에 A 씨는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다.
금융기관에 예치한 모든 돈의 '현금코드'를 검사해야 한다는 말에, 은행 예금에 보험금까지 전부 뽑아 전달했다.
뿐만 아니라 법무비 등 갖가지 명목의 돈이 필요하단 얘기에 대출을 받고 회사 공금까지 끌어다 송금했다.
이렇게 1주일 동안 보낸 돈이 무려 5억3천만 원.
A씨는 답답한 마음에 이를 털어놨다가 이상하게 여긴 지인의 조언으로 지난 1월 초 경찰서를 찾았고, 뒤늦게 전화금융 사기였다는 걸 깨달았다.
A씨는 경찰에서 피해 진술을 마친 뒤 절망감에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이후 1월 22일에는 전북 순창에서 20대 취업준비생이 '김민수 검사'를 사칭한 일당에 속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사연은 피해자 아버지의 국민청원 글로 세간에 널리 알려졌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돈을 가로챈 인출책들은 붙잡았지만, 총책을 포함한 주범들은 해외에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돼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다만, 이들 피해자 두 명에게 전화를 건 국내 발신지가 같은 장소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일당을 추적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정말 너무하다", "속는 사람이 멍청한 게 아니라 속이는 사기꾼이 나쁜거다", "범인을 잡아도 돈은 못 돌려받는다" 등 분노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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