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막고도 남을 인명피해여서 더욱 황당할 따름이다.
춘천 의암댐에서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행정선(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되면서 7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선박 3척에는 8명이 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당시 의암댐은 엿새 째 이어진 집중호우로 인해 수문을 방류하고 있었다. 이 선박들은 전복된 이후 댐 수문으로 빨려 들어가 하류로 휩쓸려 내려갔다.
8명 중 1명은 의암댐 수문으로 휩쓸리기 전에 극적으로 탈출해 구조됐고 다른 1명은 사고 지점에서 13km 떨어진 곳에서 무사히 구조됐다. 그러나 1명은 숨지고 다른 5명은 실종됐다.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무려 8명이 의암댐 부근에 있었다는 사실이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황당할 정도였다. 폭우로 떠내려갈 위기에 처한 수초섬을 고정하기 위해 출동했다는 것.
이들은 수초섬 1차 고박 작업에 실패한 뒤 경찰정이 추가 투입된 협력 작업에서도 고박에 실패했다. 이후 철수하는 과정에서 의암댐 500m 상부 지점에 설치된 와이어에 선박이 걸리는 바람에 3척이 동시에 전복됐다.
이 수초섬은 춘천시가 의암호의 수질 개선과 생태 복원을 위해 친환경 식재틀에 식물을 심어 만든 인공 섬이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까지 걸 정도로 중요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사고 현장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도 격앙된 표정으로 "차라리 수초섬이 떠내려가게 놔둬야지 국민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다"라고 강하게 질책할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