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가 다른 곳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다는 것이 황당할 수 밖에 없다.
한국철도공사의 기차 운전실에서 성추행이 빈번히 벌어진다는 것이 확인됐다. 8일 중앙일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직원 사이의 성폭력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준호 국회의원이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자료 등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다.
관련 사례는 수없이 많다. 남성 기관사 A씨는 자신과 2인 1조로 열차를 운전하는 여성 부기관사에게 "여자는 꽃"이라며 머리카락 냄새를 맡거나 손가락으로 입술을 만졌다. 이는 여성 부기관사의 동의가 전혀 없었던 일이다.
특히 A씨는 자신의 딸보다 무려 세 살 어린 20대 여성 부기관사에게 '오빠'라고 부르라고 지시했고 "말을 듣지 않으면 OO촌에 팔아야겠다"라는 말도 했다. 이를 견디지 못한 부기관사가 근무 변경을 신청하자 "미친X, 싸가지 없는 X"이라는 폭언까지 했다. 이로 인해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또다른 기관사 B씨는 운전 교육을 한다는 이유로 여성 부기관사의 손을 동의 없이 잡았고 퇴근 준비 중인 부기관사에게 "옷에 뭐가 묻었다"라면서 신체를 접촉했다. 근무 중에는 여승무원이 임원과 술을 먹다 사고를 쳤다는 등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는 대부분 위계에 의한 성폭력에 해당한다. 한국철도공사에서는 좁은 열차 운전실에서 장시간 함께 근무하는 기관사와 부기관사 사이에 성폭력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천준호 의원은 "사후 대응도 중요하지만 사전 예방 교육을 확대하고 강화해야 직장 내 비위행위를 근절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