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박사방 무료 회원을 찾아냈다.
12일 SBS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경찰이 그동안 추적이 힘들었던 박사방의 무료 회원 280여명의 신원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박사방은 과거 성착취물로 사회에 큰 논란을 일으켰던 'N번방'의 핵심 채팅방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의 행적을 토대로 회원들을 추적해왔다. 조주빈은 3단계의 유료 회원방을 만들었다. 입장료가 가장 비싼 곳에서 가장 많은 성착취물을 유포했다. 경찰은 암호 화폐 송금 내역 등을 토대로 유료 회원을 추적해왔다.
하지만 무료 회원의 경우 수사가 쉽지 않았다. 텔레그램 본사는 이용자들의 수사에 협조적이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경찰도 애를 먹었다. 그런데 한 가지 단서가 떠올랐다. 조주빈이 지난해 12월 무료 회원방의 회원들에게 한 가지 지시를 내렸던 것.
당시 조주빈은 무료 회원들에게 특정 피해자의 이름을 알려준 뒤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도록 지시했다. 경찰은 법원 영장을 발부받아 포털에서 특정 인물 이름을 검색한 이들의 명단을 확보해 이들을 조주빈의 스마트폰에서 발견한 무료 대화방 참여자와 대조했다.
이렇게 경찰은 280여명의 명단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경찰청은 이들의 신원을 특정해 각 지방경찰청에 입건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이들을 대상으로 성착취물 소지 여부를 조사하고 포털 검색어 조작 행위에 업무방해죄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