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마지막은 훈훈하게 끝날 수 있을까?
이혼한 전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잠든 사이 흉기로 성기와 손목 등을 절단한 60대 여성의 1심 선고가 연기됐다. 22일 서울북부지법 형사6단독 최상수 판사 심리로 열린 선고공판에서 최 판사는 "피고인의 기록을 검토했는데 형을 정하는 것이 고민된다"라면서 "자료를 좀 더 검토하기 위해 선고를 연기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들의 기가 막힌 사연은 지난 6월, 아니 그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고인은 지난 6월 1일 전 남편인 A에게 수면제 알약 5정을 줬다. 그리고 A가 이를 삼키고 잠들자 안방으로 끌고 들어가 흉기로 그의 성기와 오른쪽 손목을 절단했다.
A는 이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 수술을 받았고 중환자실에서 회복해 정신이 돌아왔다. 그리고 피고인은 법원으로 넘겨져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런데 1차 공판에서 피고인은 A에게 이런 범행을 저지른 동기를 털어놓았다. 알고보니 전 남편이었던 A에게 맞고 살았다고. 피고인은 "말도 없이 주먹이 먼저 날아오는 등 폭행을 일삼아서 2년 전에 접근금지 신청까지 했다. 맞고 살았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아이들이 결혼할 때까지 참자는 마음으로 살았다. 그리고 이혼 이후에도 계속 맞으면서 살았다"라고 토로했다. 수면제를 구하게 된 경위를 묻자 피고인은 "이혼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서 두통에 시달렸다"면서 "머리 수술을 받은 이후부터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못잔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상황이 갑자기 반전됐다. 전 남편인 A가 탄원서를 제출한 것. A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라는 내용의 문서를 보냈다. 탄원서에는 '원망하는 마음은 없다'라면서 '그동안 아내를 홀대해온 죗값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반성하며 살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