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사람도 황당해 했던 가격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비쌀까?
벨기에에서 태어난 암컷 비둘기 뉴 킴(New Kim)이 한국 돈으로 무려 21억원의 경매가에 낙찰돼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영국 BBC를 비롯한 해외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피파(PIPA) 경매소에서 매물로 올라온 비둘기가 21억원에 낙찰돼 비둘기 중 가장 비싸게 팔렸다.
뉴 킴은 지난해 3월 경매소에 등장한 경주용 비둘기 아르만도의 가격을 훨씬 뛰어넘었다. 당시 아르만도는 125만 2천유로(한국 돈 약 16억원)에 팔렸다. 당시 다섯 살이던 아르만도는 F1 세계 챔피언인 루이스 해밀턴과 같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엄청난 경주 실력을 자랑했다. 그런데 뉴 킴은 왜 비쌀까?
사실 뉴 킴도 경주용 비둘기라는 점은 똑같다. 벨기에에서 전국 중거리 경주대회를 비롯한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아르만도에 비해 상품 가치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뉴 킴은 은퇴했기 때문이다. 물론 다시 경주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 경주용 비둘기는 열 살까지 번식이 가능할 정도의 수명을 가지고 있다. 뉴 킴은 고작 두 살이다.
게다가 비둘기 거래 시장을 살펴보면 암컷은 비교적 가치가 떨어진다. 보통 새끼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것은 암컷이 아닌 수컷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뉴 킴은 암컷이기에 이런 경매가가 더욱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알고보면 매우 황당한 이유다. 사실 뉴 킴의 경매 시작가는 우리 돈으로 고작 26만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경매가 시작되자 두 명의 중국인이 입찰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이들은 계속해서 입찰에 참여했고 결국 21억원을 제시한 사람이 승리를 거뒀다.
이 낙찰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에 오히려 두 사람의 자존심 싸움이 이런 결과를 불러 일으켰다고 분석하고 있다. 판매자마저 이 가격에 깜짝 놀랐고 경매소 설립자 또한 "기록적인 경매가를 믿을 수 없다"라고 감탄했다. 최근 중국에서 비둘기 경주가 인기라지만 이런 가격은 예상하지 못할 수 밖에 없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 비둘기를 구매한 사람은 뉴 킴을 다시 경주계에 투입하지 않을 생각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구매자는 앞으로 뉴 킴을 번식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무려 21억원의 몸값을 기록한 뉴 킴은 자식을 낳으며 남은 여생을 편하게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