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역시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통일부 이인영 장관이 북한과 백신을 나누자고 제안하자 당사자인 북한도 반응했다. 19일 북한은 노동신문의 논설을 통해 이인영 장관의 발언에 반응했다. 대놓고 통일부 장관을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논조는 전체적으로 이인영 장관에 대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18일 이인영 장관은 방송에 출연해 북한과 백신을 나누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방송에서 남북 간 방역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직후 해당 발언을 했다.

이 장관은 "우리가 치료제와 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코로나19 방역 체계로 인해 경제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우리가 많아서 나누는 것보다도 좀 부족하더라도,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진짜로 나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과 공식적인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보건 의료 부문에서 먼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비판 섞인 반응이 나왔다. 아직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물론 한국 정부가 백신을 합리적으로 구매하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있다. 오히려 모더나와 화이자 등 백신 개발 업체들이 먼저 한국에 백신 계약을 독촉하고 있다고.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한국의 백신 확보량은 공식적으로 없다는 것이 비판의 주된 내용이다.

이에 대해 북한도 반응했다. 노동신문의 논설에서 북한은 "없어도 살 수 있는 물자 때문에 국경 밖을 넘보다가 자식들을 죽이겠는가. 아니면 버텨 견디면서 자식들을 살리겠는가 하는 운명적인 선택 앞에 서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조국 수호 정신으로 살며 투쟁하지 못한다면 조국과 인민의 운명이 무서운 병마에 농락당하게 된다"면서 "방역 전선이 흔들리면 사회주의 건설의 모든 전선이 위태롭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결과적으로 이인영 장관의 발언에 "일 없다(괜찮다)"라는 반응을 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