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음주운전 솜방망이 처벌이 이제 국제적으로 알려진 계기가 된 것 같다.
한국에서 음주 운전자에 의해 딸을 잃은 대만 아버지가 청와대에 음주 운전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청원을 올렸다. 대만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에서 음주운전자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쩡이린의 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쩡이린은 지난 11월 6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신학 박사과정을 밟던 쩡이린은 교수와 면담한 이후 귀가하던 도중 서울 강남구의 횡단보도에서 차량에 치인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당시 차량의 핸들을 잡고 있었던 사람은 술을 마신 상황이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쩡이린의 사망 원인이 음주 운전자의 신호 위반 때문이라는 것이다. 쩡이린의 부모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 그들의 유일한 자식이 바로 쩡이린이었기 때문. 그의 부모는 딸의 시신을 한국에서 화장해 대만으로 돌아왔다.
쩡이린의 아버지이자 위생복지부 산하 자이병원 의사인 쩡칭후이는 한국에 도착해서야 음주운전자의 신호위반으로 딸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쩡칭후이는 "이렇게 이기적인 범인으로 인해 그녀의 생명과 우리의 희망을 앗아갔다"라면서 "더는 딸의 예쁜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라고 오열했다.
쩡씨 부부는 딸을 잃은 비통한 사건을 통해 한국의 음주운전자 처벌이 대만보다 약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딸의 한국 친구를 통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국민청원에서 작성자는 자신을 쩡이린의 친구라고 밝히면서 '젊은 청년이 만취한 음주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수많은 기회와 꿈을 강제로 박탈당했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라고 글을 적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로 짧게 한국에 오실 수 있던 친구의 부모님께서 들은 말은 '가해자가 음주인 상태였기 때문에 오히려 처벌이 경감될 수 있다'는 말 뿐이었다'라고 비통함을 전했다.
한편 경찰은 해당 음주운전자를 구속한 상황이다.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피의자에 대해 엄정히 수사해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죄를 적용해 이달 19일 구속 송치했다"라면서 "앞으로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