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펀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이 정말 뜨겁습니다. 특히 화제성, 이슈성이 대단한데요. 공개되자마자 해외 8개국 넷플릭스 시청률에서 1위를 차지했구요. 70개국에서 TOP10 안에 들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도 한국 드라마로는 처음으로 일일 랭킹 8위에 오르면서 과거 국내 그 어떤 드라마보다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죠.
다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호불호가 갈린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스위트홈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들여다 보면 '제작비 300억원을 대체 어디에 쓴 것이냐'는 얘기가 많습니다. 또 '괴물은 초반에만 나오고 회가 거듭되면서 점점 안나온다'와 같은 개연성 문제 그리고 '음악이 도통 어울리지 않는다' 정도로 정리,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나하나 살펴볼까 합니다. 먼저 제작비 300억원에 대한 얘기인데요. 스위트홈은 회당 30억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었는데 이는 국내 드라마 중 최고액으로 알려졌죠. 보통 국내 드라마의 경우 회당 5~10억 정도, 그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회당 제작비가 20억원 이었으니 스위트홈은 이를 크게 상회합니다.
다만 할리우드 영화와 한번 비교해볼까요. 일례로 길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퍼시픽림'의 경우 제작비가 무려 한화 2,100억원이었습니다. CG에 많이 쓰였다는데 그 CG 수준이 혹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초대형 로봇 예거, 거대 괴물 카이주 하나하나의 CG는 좋았을지 몰라도 이들이 싸우는 배경이 깊은 밤이나 바닷 속으로 실상 어두워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었죠.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퍼시픽림과 스위트홈의 CG 수준이 그리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이었는지, 또 제작비에 비례해 7배 수준의 차이가 있었던 것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스위트홈 이응복 감독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예산의 정확한 규모나 실제로 얼마가 집행됐는지는 모르지만,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에 대해 관여는 했다"라고 말이죠.
스위트홈은 전체 촬영분의 90%를 세트 촬영으로 진행했습니다. 당연히 세트가 중요했고 이런 이유로 대지 3,500평의 대규모 세트장을 건설했습니다. 주무대인 낡은 아파트를 어디서 빌렸나 싶었는데 아예 새로 지었다는 얘기입니다. 당연히 여기에 많은 예산이 들어갔겠죠.
또 이응복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에 크리처 하나를 만드는데도 엄청난 비용이 들어갔다고 하더라. 원작 특성상 괴물들이 많이 등장해야 하기도 했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자, 그리고 또 하나의 의문이 있습니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 스위트홈을 정주행하면서 다소간 실망했던 부분이긴 했는데 스위트홈은 4화 이후 괴물이 사라집니다. 초반에는 그 많던 괴물들, 그래서 아파트 주민들이 아예 밖으로 나가는 것을 포기했었는데 4화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지죠. 나중에는 이런 생각까지 했습니다. '괴물 다 없어졌는데 왜 아직도 아파트에 남아있는거야'라고 말이죠.
이와 관련해 이응복 감독은 "4부까지는 괴물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하면서, 서로 알지 못했던 인물들이 엮이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후엔 서로의 사연이 소개되거나 감정이 쌓이게 된다. 그러면서 괴물들이 덜 등장한다"라고 말이죠. 초반 끔직한 괴물들의 등장으로 시선을 끌었다면 이후에는 출연 배우들의 서사, 그리고 괴물보다 더 괴물같은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들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응복 감독은 설정의 미숙함도 솔직히 인정했는데요. "사실 근육 괴물이 점점 비대하게 커지는데, 주변 괴물들을 다 잡아먹어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4화 이후에는 괴물이 조금 없어졌다는 설정이었는데 그것을 잘 담아내지 못한 것 같다. 8화에서 근육 괴물을 처단하고, 어느 정도 클리어가 된 상황에서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인간들이 들어와 쑥대밭을 만들어놓고, 마지막엔 진정한 욕망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현수가 괴물화가 되는 상황으로 스토리를 짰다"라고 말이죠.
네 프로틴 괴물이 아파트 외부에 있던 괴물을 다 잡아먹어서 거대해졌고, 그래서 외부의 괴물은 많아 사라졌다는 설정, 사실 저도 몰랐었네요.
자, 어떠신가요. 이응복 감독은 스위트홈 공개 이후 이 작품에 대한 논란들을 충분히 인정했고 받아들였으며 본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모습까지 보였었는데 사실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감독이 이렇게까지 비판을 받을 정도로 형편 없는 작품이었냐라고 묻는다면 솔직히 그건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누구처럼 관객, 시청자들을 비꼬는 태도를 보이신 것도 아니고, 한국 최초의 크리처물이라는데 의의를 두고 응원을 하는 건 어떨까요.
무엇보다 이 스위트홈에는 지나친 욕망을 품은 인간을 경계한다는 원작의 시각이 담겨 있고, 또한 괴물보다 못한 인간, 인간보다 나은 괴물들의 등장으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비튼 이러한 시각이 신선하게 다가왔는데요. 딴 건 몰라도 이것 만큼은 진지하게 생각하시면서 드라마를 시청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아직 스위트홈을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말이죠.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