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향해 거친 발언을 쏟아냈던 전광훈 목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광훈 목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던 전 목사는 이 1심 선고와 함께 석방됐다.
전 목사의 기소 이유는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 목사는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적극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했다. 그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자유 우파 정당들을 지지해 달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여기서 전 목사는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가 제기됐다.
이어 지난해 10월 한글날 집회에서는 "대통령은 간첩"이라고 말했고 지난해 12월 28일에는 "대통령이 대한민국 공산화를 시도하고 있다"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따라서 사전선거운동 혐의에 더해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전 목사는 이후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그러다 지난 4월 법원이 전격적으로 보석을 결정하면서 석방됐다. 당시 검찰은 보석 조건으로 5천만원의 보증금과 함께 관계자 접촉 금지, 이번 사건과 관련될 수 있는 집회나 시위 등을 참가해서는 안된다고 걸었다.
당시 전 목사는 서울구치소를 나오면서 보석 조건을 지키겠다고 했지만 이어 그는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 '일파만파'가 주최한 집회에 참석해 현 정권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당시 경찰은 이 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했다.
결국 전 목사는 지난 9월 보석이 취소돼 다시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 11월 1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전 목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전 목사는 "헌법을 지키고 대한민국 체제를 지키려고 했던 것"이라면서 무죄를 호소했다.
결국 재판부는 전 목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 모두 그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기에 전 목사에게 무죄를 선고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먼저 사전선거운동 혐의에 대해 "전 목사가 지지했다는 자유우파 정당은 의미 자체가 추상적이고 모호해 범위를 확정할 수 없고 실제 정당을 명확히 특정할 수 없다"라면서 "집회 발언은 그 시점에 아직 총선과 관련한 정당 후보자 등록이 이뤄지지 않아 특정 후보자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직선거법이 정한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학적·비유적 표현이고 다양한 의미를 가지므로 곧바로 사실을 적시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맥락을 고려하면 전 목사 나름대로 근거를 제시하며 문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 혹은 태도에 관한 비판적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보일 뿐 입증이 가능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