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금융 지식이나 최소한의 경험이 있다면 당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당한 사람을 '멍청하다' '네 탓이다'라고 하기 어려운 이유가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속임수와 사기, 또 합법과 불법을 오가는 이른바 공작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슨 얘기냐고요? 외제차, 수입차를 전액 할부로 구입한 젊은 20대들의 이야기입니다.
실례를 들어보겠습니다. 26살의 젊은 나이에 저신용 전액 할부로 아우디 차량을 출고했습니다. 차량 판매자의 말주변에 넘어간 꼴인데 정신 차리고 보니 서류에 사인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달달이 50~60만원만 내면 이 차는 당신겁니다."
"한달 29만원만 내면 외제차가 당신 것입니다."
"49만원 그거 한달에 못내나요? 49만원만 내시면 외제차 오너가 되시는 겁니다."
그들이 주로 하는 말이죠. 신용이 낮아 어려울 것 같다고 해도 그들은 준비한 멘트가 또 있습니다.
"가능합니다. 잠시 커피 마시고 계시면 제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시간 있으실 때 근로계약서랑 등본이랑 가족관계증명서 떼오실래요."
신용등급 6등급은 물론이고 8등급이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캐피탈과 자동차 작업대출을 만들어내서 차값을 완성시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얘기하죠.
"와! 대단하시네요. 저는 아무리 알아봐도 6000만원은 커녕 500만원 대출도 어렵던데..."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제2, 3 금융의 고금리 대출이라는 사실은 모른 채 말이죠.
정말 이들의 얘기처럼 매달 50~60만원만 내면 되는 걸까요? 정답은 당연히 아닙니다. 차를 구입할 때 차값만 지불하면 되는게 아니죠. 이 사례처럼 6천만원 차량을 사면 취득세 3백만원, 등록세 120만원이 붙습니다. 이 경우 매달 납입금은 131만5천원이 됩니다. 이것도 선수 6백만원을 냈을 경우이네요.
진찌 당장 돈이 없어서 선수금 없이 48개월 할부로 진행할 경우 매달 납임금은 어느 정도일까요.
이 경우처럼 매달 146만원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죠. 보험료를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20세 남성의 외제차 보험료는 평균 220~240만원 수준인데요. 이 돈도 없어서 전부 캐피탈에 맏겼다면 매달 납입금은 151만원을 살짝 넘습니다.
아 차량 유지비를 계산하지 않았네요. 기본적으로 기름은 넣어야겠죠. 그러면 매달 180~190만원 정도가 내 통장에서 빠져나가게 됩니다.
정리하면 억대 차가 아니더라도 6천만원 정도의 외제차를 전액 할부로 구입하게 될 경우 매달 150~200만원 정도는 들어간다고 보는게 합리적인 추론입니다. 애초 50~60만원만 있으면 된다는 말에 덜컥 외제차를 구입하게 되면 이런 낭패를 보게 되는 것이죠.
과연 20대 초중반인 사람들이 이 할부금과 유지비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 견디지 못합니다. 그러면 자동차는 반납되거나 압류가 되고 구입 당시 6천만원이었던 차가 3,4달 탔다고 감가상각이 발생했다면 천만원씩 깎아서 도로 가져갑니다.
구매자는 빚만 남고 차량 판매자와 대출업자 둘만 윈윈하는 사업인 것이죠. 이 차는 다시 6천만원 언저리의 가격으로 다른 사람에게 같은 방식으로 팔려가게 됩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