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당사자가 입을 열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갑작스럽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윤정희는 한국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원로배우다.
글쓴이는 "지금 윤정희는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 중에 있다"라면서 "수십년을 살아온 파리 외곽 지역 방센느에 있는 본인 집에는 한사코 아내를 피하는 남편이 기거하고 있어서 들어가지도 못한다"라고 밝혔다.
이 사람은 윤정희에 대해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유린당하고 있고 인간의 기본권은 찾아볼 수 없다"면서 "그는 파리에서 오랫동안 거주했지만, 한국과 한국 영화를 사랑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윤정희는 노후를 한국 땅에서 보내길 항상 원했다. 이제 기본적인 인권조차 박탈된 상황에서 벗어나 한국에서 남은 생을 편안히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정리하자면 윤정희는 과거 인터뷰를 통해 약 10년 넘게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치매기 때문에 무엇보다 주변인들의 따뜻한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한 상황. 하지만 남편인 백건우가 윤정희와 별거에 들어가면서 그를 방치하고 있어 파리 외곽의 한 아파트에서 홀로 투병 중이라고.
그러자 소속사는 반박 입장을 내놓았다. 백건우의 소속사는 "해당 청원의 내용은 거짓이다. 윤정희는 편안한 생활을 하고있다"면서 "가족과 멀리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요양병원보다 가족과 가까이서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불과 하루 만에 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린 당사자가 다시 한 번 직접 입을 연 것. "가정사를 사회화 시켜서 죄송하다"라고 말한 국민청원의 글쓴이는 다름아닌 윤정희의 형제자매들이었다. 윤정희의 가족들이 직접 청원을 작성한 것.
이들은 입장문에서 재차 "백건우가 프랑스에서 차로 2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사는 윤정희를 거의 찾지도 보지도 않고 있다"라면서 "백건우는 2019년 1월 장모 박소선이 세상을 떠났을 때 서울에 체류하고 있었지만 윤정희의 전화를 받지도 않았고 빈소에도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에는 그들의 딸 백진희까지 저격했다. 형제자매들은 "백진희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사람이다"라면서 "백진희는 자신의 부모와 불화가 있어 미덥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윤정희의 재산을 둘러싼 다툼이라는 시선도 있다. 이를 의식한듯 이들은 "윤정희 명의 국내 재산의 처분 권리권은 사실상 백건우와 백진희에게 있다"라면서도 "윤정희의 재산이 윤정희를 위하여 충실하게 관리되기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