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럴듯 하다.
최근 중국은 우리나라의 한복 문화가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치와 상추쌈 등 식문화에 이어 의복 문화에도 손을 대기 시작한 것. 그들은 한복이 중국 조선족의 전통의상인 만큼 중국의 옷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모든 것이 중국으로 통하는 중화사상의 일부다.
중국에서는 한국과 한민족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중국 문화에 편입해 중국의 정체성을 부여하려고 한다. 중국 미디어는 최근 한복을 중국의 전통의상으로 출연시키기도 했다. 당연히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반발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중국의 전통 의상은 한복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바로 중국 남성들이 흔히 하고 다니는 복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 패션 스타일은 유명하다. 중국에서는 '방예'라고 부른다. 상의를 반쯤 걷어 올린 채 배를 내밀고 걷는 것이 가장 대표적. 이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문화다. 그래서 중국에 방문한 외국인은 문화 충격에 빠지기도 한다. 외국인들은 이런 패션을 '베이징 비키니'라고 부른다. 상의를 걷어올린 모습이 비키니와 닮았기 때문.
베이징이라는 지명이 붙었지만 방예는 중국 전체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여름이 되면 더욱 그렇다. 남성들은 대부분 상의를 반쯤 걷어 올리고 배를 내놓은 채 걸어다니거나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경우가 많다. 이를 본 외국인들은 몇 년 전 아예 대놓고 '베이징 비키니 사진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따라서 우스갯소리로 중국의 전통 의상은 한복이 아니라 베이징 비키니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이는 중국인들의 오래된 믿음에서 기원한다. 배를 내놓고 다니면 몸 속의 열기가 밖으로 배출된다는 것. '양기'가 강한 남성들의 경우 여름에 더욱 배를 내놓고 다녀야 건강하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방예를 금지하려고 갖은 수를 다 쓰고 있다. 중국의 각 지방정부는 방예에 대해 공공장소에서 금지되는 비문명적 행동이라고 선포했다. 톈진시의 경우 방예를 한 남성에게 한 차례 경고를 한 후 재차 단속되면 일정 금액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심지어 일부 도시들은 배를 내놓고 다니거나 아예 상의를 입지 않은 남성들에게 '문명'이라는 글자가 적힌 티셔츠를 나눠주고 입게 하기도 했다. 문명인답게 행동하자는 이야기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방예 문화를 없애자는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이는 계속해서 해결되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인들은 이런 방예 단속에 반발하기도 한다. 일부 서민들은 여전히 더운 여름에 에어컨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옷을 벗는 것은 생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행위라고 주장한다. 중국 정부는 민망해하지만 중국인들의 방예 사랑은 남다르다. 그래서 한국 네티즌들이 중국의 전통의상으로 바라보고 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