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도 머리가 좋아야 가능한 일인 모양이다.
전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ISIS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얼마 전 이라크 현지 매체에서는 이라크 중부 살라알딘 주에서 발생한 사고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여기에는 테러 단체인 ISIS에 관한 이야기가 있어 눈길을 모았다.
ISIS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표방하는 테러 단체다. 주로 이라크, 시리아 일대를 중심 거점으로 삼아 활동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추종 세력이 존재해 세계 각국에서 말썽을 피우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보코하람 납치사건을 비롯해 프랑스, 터키 등 각종 테러의 배후에는 ISIS가 있다.
이들은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해 아랍 지역에서 급격히 세력을 넓히기도 했다. 정통 이슬람 제국의 부활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시리아와 이라크의 일부 영토를 점령해 국가 수립을 선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세계 국가들의 지원으로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2017년에는 주요 도시라고 할 수 있는 모술과 라카 등이 함락돼 거점을 대부분 잃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ISIS의 주요 거점이라 할 수 있는 필리핀 마라위 역시 함락됐다. 이 때를 기점으로 ISIS는 이라크 내의 모든 점령지를 잃은 뒤 세력이 축소됐다. 시리아를 기점으로 하는 군소 군벌 수준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ISIS의 후계자를 자처하면서 활동하는 단체들은 많다. ISIS의 수괴가 사망했고 국가 역할도 완전히 상실했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ISIS에 충성을 맹세한 지하조직들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가끔씩 국제적으로 화제가 되는 테러는 대부분 이들 조직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역사가 제법 오래된 테러 단체가 이번에는 자기들끼리 사고가 났다. ISIS가 운용하던 자동차가 폭발하면서 무려 21명이 사망한 것. 얼핏 보면 이들을 격퇴하기 위한 군의 계획인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황당함 밖에 남지 않는다.
알고보니 이번 사건은 조직원의 실수로 생긴 사고였다. ISIS는 그 당시 자동차 자살 테러를 계획하고 있었다. 임무를 부여받은 조직원이 자동차에 탑승했고 동료들이 몰려와 그의 테러를 응원했다. 그 때 그 조직원은 동료들의 지지에 감사의 뜻으로 클랙슨을 눌렀다.
하필이면 그 클랙슨에는 기폭 장치가 함께 설치돼 있었다. 그래서 조직원이 클랙슨을 누르자마자 자동차는 폭발하고 말았다. 함께 있던 동료들도 모두 사망하고 말았다. 머리가 좋지 못했던 조직원의 실수로 무고한 민간인 대신 조직원 21명이 사망한 어이없는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