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하기도 전에 영화 '미나리'가 경사를 맞았다.

한국시간으로 1일 오전 미국 LA 비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 78회 골든글로브 온라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가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는데 성공했다. 향후 영화 '미나리'가 과거 엄청난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기생충'의 길을 따라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감독인 아이작 정(정이삭)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1980년대 미국의 아칸소주로 이주해 농장을 일구며 정착하는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았다. 미국의 유명 배우인 스티븐 연과 한혜리, 윤여정 등이 주연을 맡았다.

'미나리'는 가족들에게 뭔가 해내는 것을 자꾸 보여주고 싶은 아빠 '제이콥(스티븐 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는 자신 만의 농장을 가꾸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엄마인 '모니카(한예리)'도 일자리를 찾아 미국 생활을 시작한다. 이들은 미국으로 온 이주 가정이다.

이들의 인생에 작은 변화가 생긴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 있는 상황에서 부모가 모두 일을 해야하기 때문. 따라서 '모니카'의 엄마 '순자(윤여정)'이 미국에서 함께 살기로 한다. 그런데 순자는 가방 가득 고춧가루와 멸치, 한약, 미나리씨를 담아가지고 온다. 할머니 순자는 큰딸 '앤'과 막내아들 '데이빗'과 좌충우돌 일상을 보낸다.

사실 '미나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을 받아왔다. 지난해 미국의 대표적인 독립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모두 157개 영화상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 중에서 상을 실제로 받은 것은 무려 75개다. 특히 윤여정의 경우 각종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 등 총 26개의 상을 받아왔다.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를 때도 작은 논란이 있었다. 정이삭 감독은 어쨌든 미국인이고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플랜B가 이 영화를 제작했기 때문. 하지만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규정에 따르면 대화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기준에 따라 후보에 무난히 올랐다.

'미나리'는 덴마크의 '어나더 라운드'를 비롯해 프랑스-과테말라가 합작한 '라 요로나', 이탈리아의 '라이프 어헤드', 미국-프랑스 합작 '투 오브 어스' 등과 경쟁한 끝에 트로피를 쥐었다. 따라서 지난해 1월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시작해 아카데미상까지 휩쓸었던 '기생충'의 길을 따라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