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죽지 말자"라고 했지만 그는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 3일 자택에서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변 전 하사가 상담을 받아오던 상당구 정신건강센터가 지난달 28일부터 연락이 되지 않자 소방 당국에 신고했고 긴급히 출동했지만 그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추정되고 있다.
변 전 하사는 과거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인물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향과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부사관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해 교육을 받은 뒤 부사관으로 임명돼 꿈을 이뤘다. 하지만 그를 괴롭히는 것이 있었다. 바로 성 정체성이었다.
변 전 하사는 전차조종수로 부사관 생활을 했지만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갈등으로 끊임없이 힘들어 했다고. 그는 육체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런 정신적인 갈등으로 국군수도병원에서 진료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결국 성 전환을 결심했다.
변 전 하사는 2019년 11월 국외 휴가 승인을 받고 태국으로 가 성 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왔다. 당시 자대에서는 해당 고민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그의 성 전환 수술 또한 말리지 않았지만 "수술을 할 경우 규정 상 강제 전역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고.
그리고 실제로 상급 기관인 육군본부와 국방부에서는 변 전 하사의 직무복귀를 불허했다. 국군수도병원 의무조사에서도 심신장애 3급으로 판정돼 규정 상 강제 전역에 해당됐다. 변 전 하사는 여군으로 복무를 계속 하고 싶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변 전 하사는 군인권센터를 통해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국가인권위원회 또한 국방부에 강제 전역을 취소하라고 권고했지만 육군 측은 규정상 처분의 적법성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결국 변 전 하사는 부사관 생활을 접고 평범한 민간인으로 살아야 했다.
당시 변 전 하사만큼 뜨거웠던 논란이 바로 트렌스젠더의 숙명여대 입학이었다. 과거 2019년 10월 A씨는 법원에서 성별 정정을 허가받은 다음 숙명여대 법과대학에 최종 합격했다. 트렌스젠더도 당당히 여대에 지원하고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밝혀 이루어졌지만 숙명여대 학생의 반발이 심해지자 자진해서 입학을 포기했다.
그 때 변 전 하사는 "우리 모두 서로 힘내도록 합시다. 죽지 맙시다"라면서 "물론 저조차도 어려운 말이라는 것을 알지만 죽기에는 우리 둘 다 너무 어리다"라면서 A씨에게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편지에 쓰인 다짐과 달리 변 전 하사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