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대파가 그렇게 난리다.
최근 한국에서는 '파테크'라는 말이 생겨났다. 파와 재테크의 합성어로 파를 통해 돈을 번다는 것. 이는 시장 물가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에서 대파값이 급등해 집에서 대파를 직접 키워 먹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그만큼 대파값이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
사실 대파값이 급등했다는 것은 생각보다 꽤 치명적인 일이다. 우리 식탁에서는 대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제법 높다.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고기와 함께 먹는 파절이가 있고 파닭과 같이 파를 이용한 요리들도 많다.
뿐만 아니라 국과 찌개, 반찬 등에 모두 들어가는 기본 식재료가 바로 대파다. 대파 만을 이용한 요리는 많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대파가 빠진 요리를 상상하는 것 또한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대파 가격의 급등은 곧 가계 부담으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파를 많이 활용하는 음식점들 또한 고민이 많다. 최근 삼겹살집 중에서는 파절이를 반찬에서 제외하고 콩나물과 부추를 양념해 제공하는 집도 있고 치킨집의 경우 파닭 메뉴를 제외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돼지고기나 닭 가격보다 대파 가격이 부담스러운 상황인 것.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대파 1kg 도매가는 5,432원이다. 전년도 평균 가격은 1,070원. 작년에 비해 무려 다섯 배가 껑충 뛴 셈이다. 소매 가격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7,455원으로 전년도 2,163원 대비 약 3.4배 가까이 치솟았다. 그야말로 '금파'가 된 것.
대파 가격이 이렇게 급등하자 네티즌들은 가격이 널뛰기하는 비트코인에 비유해 '대파코인'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하루가 다르게 대파 가격이 오르는 만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농담 삼아 대파의 매수 타이밍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집에서 대파를 키우는 소비자들도 등장했다. 일부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관련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인 G마켓에 따르면 올해 초 대파를 키울 수 있는 대파 씨앗의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1%나 상승했다. 직접 키워 먹겠다는 사람이 늘어난 것.
갑자기 대파 가격이 상승한 것은 지난 1월 한파로 인해 대파 공급이 뚝 떨어지며 생겨난 현상이다. 올해 1월과 2월 도매시장에 풀린 대파 반입량은 전년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들은 봄 대파가 출하되는 4월부터 대파값이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