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의 흑포수’ 이준기는 이미 영웅이 되어 있었다.
지난 21일 방송된 KBS 2TV 수목 특별기획드라마 ‘조선 총잡이’ 18회분에서는 박윤강(이준기)이 ‘만월의 흑포수’로 나타나 굶주린 백성들에게 쌀을 나눠주는 모습이 그려졌다. “조선에서 난 쌀이니 조선인에게 돌려준 것”이다.
왕권강화와 안위만을 생각하는 고종(이민우)을 보며 원통한 마음을 감출 수 없던 윤강은 결국 본인 스스로 원수 최원신(유오성)을 바닥으로 떨어트리기로 했다. 끝장을 봐야만 하는 윤강의 복수는 멈출 수 없는 일이었다.
윤강은 최원신이 일본의 거상 야마모토(김응수)와 사업을 할 수 없도록 미리 손을 썼다. 야마모토와의 거래에 모든 것을 걸었던 최원신은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폭발시켰고, 곧 그의 반격은 시작됐다.
최원신은 고종이 혜상공국의 설립을 결정할 수 있도록 중전(하지은)에게 청했다. 그리고 혜상공국의 설립과 동시에 상업 허가권을 갖게 된 최원신은 모든 상권을 장악하며 막대한 권력을 쥐게 되었고 야마모토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혜상공국의 설립으로 인한 폐해는 모두 백성들이 안아야할 짐이었다. 혜상공국이 쌀 공급을 독점했고, 모든 쌀이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물가는 치솟았다. 양반들은 매점매석을 통해 부당이득을 챙겼고 도성에는 도둑들이 넘쳐났으며 굶주림에 무고한 백성들이 희생되어야만 했다. 윤강은 백성들에게 쌀을 나누어주며 고통을 함께 했지만 도성의 백성들을 혼자 감당하기엔 무리였다.
윤강이 다시 ‘만월의 흑포수’가 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보부상단의 식량저장소인 마포 창고를 급습해 최원신의 하수인들을 일망타진했고 제물포로 향하던 야마모토의 식량을 실은 운반선들을 습격해 백성들에게 모든 쌀을 돌려줬다. 도성의 백성들 사이에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만월의 흑포수’에 대한 이야기가 퍼졌고 민중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웃음을 되찾은 백성들을 보며 “무작정 복수만을 향해 총을 쏘았을 땐 허망하기만 했던 그 마음이 지금은 어쩐지 가득 채워진 기분이다”라며 사람을 위한 총의 위대함을 깨달은 윤강. 그리고 “일본으로 떠나거라”라는 야마모토를 향한 선전포고와 최원신과의 더욱 팽팽해진 대결. 이후 이어질 영웅 스토리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조선 총잡이 ⓒ K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