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교회에서 또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교회발'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기독교 최대 절기인 '부활절'(4월4일)까지 겹치면서 이번 여파가 미칠 파장에 서울시 등 방역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게다가 오는 13일엔 이슬람 '라마단' 기간이 있고, 다음달 19일엔 '부처님 오신 날'로 이어진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서울 서대문구 소재 교회·타시도 집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총 125명이다. 이 중 서울시 확진자는 30명이다.
역학조사에서 해당 교회는 면적당 참석인원을 제한하고, 거리두기를 하며 예배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지하에 위치해 환기가 어렵고, 신자들이 1시간 이상 예배를 보며 찬송가를 부르는 과정에서 비말이 많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구나 해당 교회는 전국에 지부가 있어 신자들이 돌아가며 타 지역의 예배를 참석하는 형태로 이 교회 교인 다수가 지난 3월29일 타 지역에서 열린 종교시설의 개원 예배에 참석, 예배를 보고 음식을 함께 섭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달 중순부터 송파구 교회, 관악구 교회, 서초구 교회 등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날 0시 기준 관련 확진자는 각각 24명, 19명, 11명이다.
송파구 교회에선 교인 1명이 지난달 19일 최초 확진된 후 관련 확진자는 총 24명으로 늘었다. 해당 교회는 예배 시 성가대를 운영하는 등 일부 방역수칙을 위반했다.
관악구 교회 역시 교인 1명이 지난달 26일 최초 확진된 후 관련 확진자는 총 19명으로 증가했다. 해당 교회는 예배 시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지하에 위치해 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사회 전반에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방역 경각심'이 느슨해진 가운데 교회 등 종교시설에서도 방역 수칙을 위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교회와 성당 등 1000개소 이상 시설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한 결과,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11건을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교회 등 종교시설은 지난해 12월8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비대면 예배 등만 허용됐다가 지난 1월 중순부터 제한적 대면 종교 활동이 재개됐다.
이어 2월15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되면서 정규예배·미사·법회·시일식의 경우 전체 좌석 수 20% 이내로 대면 예배 등이 가능해졌다.
이용자 간 2m 이상 거리를 유지한다는 조건에서다. 다만 대면모임활동, 음식제공 및 단체식사, 암송 행위, 공용물품 사용 등은 금지되고 있다.
송은철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관은 "2월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부 완화되면서 종교시설에서의 집단감염 또한 증가하고 있다"며 "유증상자 조기 발견이 지연되거나 예배 외 소모임, 전국단위 모임 행사를 통해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4월 종교계의 주요 절기를 계기로 대규모 모임 등 행사 개최가 예상돼 확산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종교시설에서도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썸네일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