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맛'과 함소원이 방송 조작 논란과 관련해 뒤늦은 사과를 하면서도,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까지 보여 싸늘한 반응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TV조선(TV CHOSUN)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은 공식입장문을 내고, 앞서 자진하차한 출연자 함소원과 관련된 입장을 밝힘과 동시에 오는 13일 방송을 끝으로 시즌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아내의 맛'은 함소원 출연분을 두고 여러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19년 방송분에 등장한 함소원의 중국 시부모의 별장이 숙박 공유 서비스라는 의혹, 지난 3월 방송분에서 시어머니 막냇동생이 대역이라는 의혹, 함소원이 이사갈 집으로 정한 곳이 이미 그가 사서 보유하고 있던 집이라는 의혹 등이 연이어 나오며 논란이 됐다.
함소원은 논란에 대한 해명은 없이 지난 3월28일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아내의 맛' 제작진도 이를 받아들였다. 함소원의 하차 전후 꾸준히 논란에 대한 진실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나왔지만, 프로그램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방송을 이어갔다.
제작진은 함소원 하차 결정 이후 약 열흘이 지나서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제작진은 "저희는 모든 출연진과 촬영 전 인터뷰를 했으며, 그 인터뷰에 근거해서 에피소드를 정리한 후 촬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라면서도 "다만 출연자의 재산이나 기타 사적인 영역에 대해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사실 여부를 100% 확인하기엔 여러 한계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라고 설명했다.
'아내의 맛' 측은 "그럼에도 함소원씨와 관련된 일부 에피소드에 과장된 연출이 있었음을 뒤늦게 파악하게 됐다"라며 "방송 프로그램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훼손한 점에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아내의 맛' 측은 "시청자 여러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아내의 맛'을 13일을 끝으로 시즌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의 입장이 전해진 후 함소원도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TV조선 '아내의 맛' 입장을 두고 "맞습니다, 모두 다 사실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도 전부 다 세세히 낱낱이 개인적인 부분들을 다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라며 "잘못했습니다, 과장된 연출 하에 촬영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여러분 제가 잘못했습니다,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잘못했습니다"라며 재차 사과했다.
또 "친정과도 같은 '아내의 맛'에 누가 되고 싶지 않았기에 자진 하차 의사를 밝혔고, 그럼에도 오늘과 같은 결과에 이른 것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입니다"라며 "그간 '아내의 맛'을 통해 저희 부부를 지켜봐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작진과 함소원의 사과문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번 조작 논란과 관련해 은근히 상대를 탓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제작진은 "출연자의 재산이나 기타 사적인 영역에 대해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사실 여부를 100% 확인하기엔 여러 한계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라는 표현을 통해, 이번 논란은 함소원 때문에 생겼다고 여기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함소원 역시 어떤 부분이 조작이었고 왜 그랬는 지 설명하지 않고, 그저 "잘못했습니다"만 연발했다. 또한 "과장된 연출 하에 촬영했습니다"라는 문구를 통해서는, 제작진으로 인해 이번 논란이 발생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아내의 맛'과 함소원의 조작 논란으로 시청자들의 충격이 크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여러 사회 문제와 맞물리면서, 연예인들 및 방송 프로그램에 진정성이 더욱 크게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내의 맛'과 함소원은 조작 논란을 야기, 시간을 들여 프로그램을 봤던 시청자들에 혼선과 피해를 줬다. 이번 '아내의 맛'과 함소원의 조작 논란에 대한 바판의 목소리가 더욱 거센 이유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아내의 맛'과 함소원은 사과문을 늦게 발표한 것은 물론 상세한 해명이 아닌, 조작 논란의 원인을 상대에게 떠넘기는 모습까지 보였다.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이 이번 사과문에도 여전히 양측에 싸늘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프로그램 폐지가 아닌 시즌 종료를 선언한 '아내의 맛'이 과연 이런 상황 속에서 새 시즌을 선보일 수 있을까. 향후가 궁금해진다.
[사진] TV조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