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차원의 조치가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육군에서 지난해 동성간 성범죄 사건이 전년 대비 무려 48.5%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머니투데이는 군내 성폭력 통계에 관한 정보를 통해 지난 2020년에 육군에서 동성간 성범죄가 전년 대비 82건 늘어난 251건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육군에서 발생한 전체 성범죄 중에 동성 성범죄가 40%를 차지한 것.
여기서 말하는 육군 내 성범죄는 군 복무 중에 발생한 사건이면서 육군검찰이 해당 사건을 접수한 경우를 말한다. 특히 강제추행이나 유사강간 뿐 아니라 카메라 불법촬영 등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육군검찰은 2020년 동성간 성범죄에 대해 85건을 불기소했고 92건을 기소했다. 아직 수사를 벌이고 있거나 타 기관에 송치한 건은 71건을 기록했다.
이렇게 사례가 늘어난 것은 신고 의식이 높아진 것과 함께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육군 장병들의 휴가 또는 외출 등이 통제된 것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국방부 문건에서도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허용되면서 사이버 성폭력이 증가했고 코로나19로 인한 출타 제한으로 동성간 성폭력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라는 내용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군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장병들의 출타를 제한했다. 지난해 8월 19일부터 10월 12일까지 장병들의 휴가와 외출을 한 차례 통제했고 11월 27일부터는 약 80일 동안 전 부대에 휴가 통제를 걸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영내 대기를 강화한 것. 하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 또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출타 제한이 동성간 성범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올해 1분기의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2021년 1분기에 육군 내에서 발생한 동성간 성범죄 사건은 전년 연간 대비 7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육군은 2월 15일에 휴가 통제를 해제했다. 이 때가 바로 1분기였던 것.
물론 안심하기는 이르다. 군대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동성간 성범죄의 통계를 보면 주로 여름 무렵에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분기는 겨울 또는 초봄에 해당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동성간 성범죄가 줄어보일 수 있다는 것. 군 입장에서는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게다가 통계에 등장한 동성간 성범죄는 단순한 성희롱을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사례는 더 많을 수도 있다는 분석 또한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명시되지 않아 군 내에서 어떠한 성범죄가 일어났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아쉬움 또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