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될 때까지 도움의 손길이 정녕 없었던 것일까.
충청북도 청주에서 두 명의 여중생이 나란히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근 복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5시경 청주 오창읍의 아파트 화단에 중학생 A양과 B양이 쓰러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신고했다. 이후 두 사람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p겨졌지만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알고보니 두 사람에게는 기구한 사연이 있었다. A양은 의붓아버지 C씨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C씨는 A양을 돌보기는 커녕 그를 학대해왔다고. 가정에서 학대를 받는 A양에게는 기댈 곳이 없었지만 그래도 친구인 B양과 함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문제는 B양 또한 끔찍한 일을 당하고 말았다는 것. 서로 다른 중학교에 다녔던 두 사람이지만 이들은 친했다. 그러던 와중에 B양이 A양의 집에 놀러가서 시간을 보냈다. 그 때 C씨가 또다시 개입했다. C씨는 자신의 집에 놀러온 B양을 성폭행하는 범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후 사건은 조용히 덮어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난 2월 B양의 부모가 자신의 딸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경찰에 고소장을 내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B양에 대한 심리 면담을 비롯해 경찰 수사 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C씨는 의붓딸인 A양을 학대하고 B양을 성폭행하는 등 몹쓸 짓을 계속 저지른 것.
하지만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심리적인 부분을 치유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친구인 둘은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하고 말았다. 이들은 유서를 남긴 채 아파트 22층 옥상에서 뛰어 내렸다고. 심리적인 고통을 호소했지만 결국에는 안타까운 죽음으로 마무리된 것.
그런데 아직까지 C씨는 구속되지 않았다. 경찰은 앞서 C씨를 붙잡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해당 영장은 검찰 단계에서 두 차례나 반려됐다고. 경찰은 좀 더 보강 수사를 거친 다음에 C씨에 대한 영장을 다시 신청할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주 지역은 발칵 뒤집혔다. 올해 들어 청주에서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벌써 세 차례가 됐기 때문. 지난 2월과 4월에 고등학생이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충청북도교육청은 학생들이 다녔던 학교와 주변 학교를 대상으로 집중 관리에 나섰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