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최근 65년 만에 가장 이른 장마가 시작되면서 우리나라도 벌써 장마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공기의 성질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할 때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장마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과 16일 서울 등 중부지방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 내외의 강한 비가 내렸다. 경기도와 강원도 등 일부 지역에는 호우특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후 잠시 주춤했다가 20~21일 또다시 전국에 비를 뿌렸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때 이른 장마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장마(중부 54일, 제주 49일)로 37명이 숨지고 1조원 넘는 재산피해를 입는 등 극심한 피해가 발생했던 것도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기상청은 이번 비는 일반적인 봄철 기후현상이라며, 장마 시작 시점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봄철엔 원래 고기압과 저기압이 반복적으로 통과하면서 비가 자주 내린다"며 "올해 유독 비가 잦은 것은 저기압이 자주 통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일본의 경우 엘니뇨 현상으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예년보다 강하고 빠르게 확장하면서 일찍 장마가 찾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일본은 예년보다 10~20일 빠른 지난 11일 규슈에서 장마가 시작됐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끌어올리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려면 찬공기가 약해야 하는데, 올해 우리나라 공기 성질은 평년보다 차갑다"며 "아직 북쪽 찬 공기가 세력을 유지하고 있어 장마 시작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음주에도 전국 곳곳에 비 소식이 있다. 월요일인 24일 새벽 경기 북부와 수도권 남부, 강원 영서, 제주도에 5㎜ 미만의 비가 내린다. 25일도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낮 한때 빗방울이 떨어질 수 있다. 목요일인 27일은 수도권과 강원 영서, 전남권, 경남권, 제주도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