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이 한국에서 옷가게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논란을 일으킨 사건과 관련, 벨기에 외무부가 주한 대사의 경질을 결정했다고 28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 벨기에 대사는 몇 주 내로 직을 그만두고 귀국길에 오른다.
벨기에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소피 윌메스 외무장관이 올 여름이면 3년을 채우는 레스쿠이에 대사의 임기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레스쿠이에 대사는 2019년 필립 국왕의 국빈방문을 성공적으로 총괄하는 등 국가에 충성을 다했지만, 현재 상황은 그가 역할을 계속 평온하게 수행하도록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경질 이유를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월 9일 레스쿠이에 대사 부인 쑤에치우 시앙씨는 서울 용산구 한 옷가게에서 점원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 대사 부인이 직원의 뺨과 뒤통수를 때리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퍼지면서 한국은 물론 벨기에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대사 부인은 점원들이 자신을 돈을 지불하지 않은 채 옷을 가지고 나간 것으로 의심하자 폭행을 행사했다.
벨기에 외무부는 "시앙이 자신의 '용납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사과하기 위해 매장 직원을 만났으며, 경찰과 협력하고 있다며 한국 경찰의 요청으로 외교 면책특권이 없어졌다"고도 설명했다.
외무부 발표와 거의 동시에 주한 벨기에대사관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벨기에 외교부는 (한국) 경찰의 요청에 따라 대사 부인의 외교관 면책특권을 포기했다"며 "이에 따라 벨기에는 필요시 한국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벨기에 외교부는 대사 부인이 본인 건강 상태가 호전된 즉시 경찰서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레스쿠이에 대사 부인은 이번 사건 뒤 뇌졸중으로 입원했다가 지난달 23일 퇴원했으며, 지난 14일엔 우리 경찰에 면책특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해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벨기에 외무부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