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백신 해프닝이 해외에도 알려지는 상황이다.
최근 대구광역시가 코로나19 백신 구매를 놓고 망신살이 뻗치는 상황을 겪었다. 얼마 전 대구광역시와 대구시의회, 메디시티 대구협의회 등은 갑작스럽게 대구가 약 3천만명 분의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면서 이 사실을 정부에 알렸다.
대구 측은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글로벌 무역업체를 통해서 화이자 백신을 추가 구매하겠다는 것. 만일 이렇게 추가적으로 백신이 들어온다면 상당히 고무적인 일로 비춰질 수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급변했다. 대구시의 제안 이후 방역 당국은 확인 절차에 들어갔고 해당 백신이 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발표를 했다. 화이자의 한국 법인인 한국화이자제약 또한 "화이자 본사와 한국화이자는 그 누구에게도 코로나19 백신을 한국에 수입하거나 유통하도록 승인한 적이 없다"라면서 "중개업체를 통해 한국에 제공될 수 없다"라고 발표했다.
이는 곧 대구가 확보했다는 코로나19 백신이 일종의 '사기'일 가능성임을 드러낸 것이었다. 심지어 화이자 측은 대구의 말을 모두 부정하면서 확인한 이후 법적 조치까지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현재 화이자는 백신을 정부나 세계 단체를 통해서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대구의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
그러자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브리핑을 통해 "메디시티 대구협의회에서 논의한 것이고 대구시는 일부 지원해주는 형태"라고 선을 그으려고 했지만 대구광역시 권영진 시장이 "공문도 보내고 협의도 하면서 어느 정도 진전 시켰다. 다음 단계는 정부의 몫"이라고 사실상 대구시의 역할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이 더욱 커졌다.
따라서 코로나19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유언비어 유포를 자제해야 할 지방자치단체가 오히려 국민적인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해외 언론들도 대구시의 해프닝을 소개하면서 더욱 더 대구시의 이야기는 퍼져가고 있다.
최근 대만 민영방송은 대구시의 백신 도입 논란을 소개하기도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브리핑과 함께 진행자는 "대구시가 사기를 당한 것 같다"라면서 "대만도 백신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이런 식의 일을 당해서는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대구 같은 일을 하지 말라는 뜻.
일본 언론 또한 대구시의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최대 한류매체는 권영진 시장이 코로나19 백신 접종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대구시가 화이자 백신 관련 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을 보도했다.